코로나19 확산으로 인스턴트 음식 과잉섭취…장내 유해균 증가로 면역력 악영향…피부트러블·뇌건강까지 위협

오늘도 배달음식…내 몸에 ‘기름’이 쌓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건강식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오히려 기름진 음식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는 이들도 있다. 과자같은 인스턴트 식품이나 치킨 주문 등 잦은 배달음식을 통해서다. 몸에 이롭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저 막연하게 보이는 ‘좋지 않음’이 문제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은 생각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잦은 소비나 과다 섭취시에는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며, 그 증상도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난다.

오늘도 배달음식…내 몸에 ‘기름’이 쌓인다

▶장내 미생물 손상

우선 장내 미생물과의 연관성을 들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장내 미생물은 장 건강을 지키면서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돼있다. 우리가 먼저 장내 미생물에게 좋은 먹이를 제공해야 이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장내 미생물이 싫어하는 음식은 우리가 좋아하는 기름진 메뉴에 많다. 대부분의 기름진 음식에는 장내 미생물들이 두려워하는 설탕과 인공첨가물 등이 높은 반면 가장 좋아하는 먹이인 섬유질과 비타민 및 미네랄은 매우 적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장내 미생물에게는 가장 피하고 싶은 ‘종합선물세트’인 셈이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의과대학교 연구(2016)에 따르면 기름진 음식이 많은 고지방 식단은 장내 유해균을 늘리고 건강한 세균 수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실험에서는 미생물 종의 다양성까지 줄어들어 장내 미생물의 생태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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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당뇨병·대장암 위험 증가

주목할 점은 우리 몸에서 이 장내 미생물들의 일이 참 많다라는 것이다. 최근 활발히 진행된 많은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면역세포를 도와 적군에 대한 신체 반응을 조절하고,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한편 혈당 조절에도 관여하며, 비만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즉 장내 미생물의 건강한 생태계가 깨지면 만성질환에 노출될 위험성도 높아진다.

특히 기름진 음식은 맛있어서 더욱 문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3대 영양소 중 지방의 1g당 칼로리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두 배(9㎉ )가량 높다.

하지만 음식의 맛은 더 좋게 만들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에는 과식을 하기 쉽다”며 “이러한 식습관이 반복되면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독일 영양연구소가 발표한 연구(2017)에 따르면 가공육을 포함한 기름진 음식들은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반면 과일과 야채, 콩, 생선 등의 섭취는 당뇨병 위험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많이 보고됐다. 강재헌 교수는 “튀기거나 볶은 음식들은 고온의 조리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발생해 대장암을 비롯한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지방 중에서도 크로아상이나 감자칩 등에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은 가장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리플레이스(REPLACE)’ 가이드에 따르면 하루 평균 트랜스지방 섭취가 4g 증가할 시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23%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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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트러블

기름이 많은 음식은 피부 트러블도 만들 수 있다. 최근들어 부쩍 여드름이 생겼다면 한 주간 먹은 음식의 종류를 되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터키 오스만가지대학교의 연구(2012)에서는 2300명의 터키 청소년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여드름이 심각한 그룹의 경우 평소 햄버거, 케이크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빈번하게 먹고 있었으며, 여드름이 없는 그룹은 상대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정기적으로 튀긴 음식을 먹을 경우 여드름 발생 위험이 17% 증가한다는 중국 의과대학교 연구(2010)도 있다. 기름진 음식이 특정 호르몬을 자극해 피부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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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불량

소화도 쉽지 않다. 영양소 가운데 지방은 가장 천천히 소화된다. 즉 지방은 위가 소화 업무를 다 마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고난이도 영양소이다. 특히 기름진 고기를 먹은 후에는 음식물이 위에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되며,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산의 역류 가능성도 높아져 식도에 염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과다 섭취시에는 소화불량 또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도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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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

뇌 건강도 피할 수 없다. 국제 저명 학술지 플로스원에 실린 독일 쾰른 대학교 연구(2015)에서는 트랜스지방의 섭취가 인지 손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삭한 식감과 크림소스를 즐기는 젊은층도 예외가 아니다.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을 많이 먹는 젊은 여성일수록 학습능력이나 인지능력이 감소된다는 영국 런던대학교와 럼튼대학교의 공동연구(2013)가 있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