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정위에 시정 방안 제출

수리비·최소보조금 문제도 포함

비용 분담 이통사와 상호 협의

아이폰12 가격 낮춰 출시 기대

‘갑질 반성문’ 애플…‘아이폰12’ 구매가 낮추나 [IT선빵!]

“‘아이폰12’ 가격거품도 빠질까?”

한국 시장에서 광고비 떠넘기기 등의 ‘갑질’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은 애플 ‘아이폰’. 올가을 출시를 앞둔 첫 5세대(G) 스마트폰 ‘아이폰12’의 구매가도 낮아질지 주목된다.

문제가 됐던 광고비와 수리비는 물론 ‘최소보조금’ 관련 내용도 시정안, 이른바 애플의 ‘반성문’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소보조금 수준을 이통사의 요금할인금액을 고려해 조정하고 미이행 시 상호 협의 절차에 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이통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공시지원금 상향 등 소비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를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를 위해 들어가는 마케팅비용 일부를 애플이 부담하라는 것”이라며 “아이폰의 가격 정책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치게 비싼 아이폰, 싸지나=애플은 그간 소비자가 단말기를 구매할 때 제조사와 이통사가 부담하는 ‘지원금’을 사실상 전혀 내지 않았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는 이통사와 협의를 거쳐 ‘공동 기금’ 형식으로 지원금 재원을 분담한다.

이렇게 마련된 금액은 공시지원금·판매장려금 등 휴대전화 판매 촉진에 사용된다. 애플의 무임승차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졌다. ‘짠물 지원금’이 대표적이다. 마케팅비용을 이통사가 떠안으면서 소비자가 비싼 값에 아이폰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1’(128기가바이트)은 출고가가 무려 105만6000원이지만, 공시지원금은 10만원이 안 된다. 출시 직후부터 지금까지 SK텔레콤 6만9000원, KT 7만원, LG유플러스 10만4000원(6만9000원 요금제 기준)을 유지 중이다.

이동통신사의 요금할인(2년 약정·25% 할인)이 40만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20만~30만원까지 지원금이 상향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원금은 애플이 의지만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개선 가능한 사안”이라며 “(애플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방안인 만큼 곧 나올 신제품(아이폰12)에도 성의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표했다.

한편, 아이폰12(5.4인치)의 출고가는 649달러(약 78만원)로 예상된다. 5세대(G) 이동통신을 지원하고 디스플레이, 용량도 개선되지만 전작 아이폰11(699달러)보다 50달러가량 싸다. ‘아이폰12 맥스’(6.1인치) 749달러, ‘아이폰12 프로’(6.1인치) 999달러, ‘아이폰12 프로맥스’(6.5인치) 1099달러로 출시될 전망이다.

▶애플 ‘무임승차’ 더는 안 돼!=애플은 한국 시장에서 이동통신사에 광고비와 무상수리비용을 떠넘기고 소비자에게 돌아갈 보조금의 하한선까지 일방적으로 정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

갑질로 철퇴를 맞은 애플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 끝에 1000억원 규모의 시정 방안(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 아이폰 수리비 10% 할인, 개발인력 양성, 연구·개발(R&D)지원센터 설립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애플은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해마다 2조~3조원의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시정안 역시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공정위는 25일부터 오는 10월 3일까지 40일간 이해관계인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후 동의의결안을 확정한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