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환자가족 한숨
시민 “코로나19 사태 여전한데…”
병원측 “어느정도 공백 있을 것”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우려했던 큰 혼란은 없었지만 전국의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진료 공백과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전공의는 종합병원 등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자 수련 과정을 거치는 의사로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불린다. 이들은 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날 응급실을 찾거나 수술을 앞둔 시민들은 전공의 파업에 대해 “위급한 환자들은 어떡하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7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밖에서 환자를 기다리던 보호자 정모(49) 씨는 “레지던트들이나 인턴들이 없으니 당연히 일손이 모자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응급 환자 진료에 지장이 가는 것 아닌가”라며 “자정께부터 도착했는데 대기 시간이 무한정 길어지고 있어 지친다”며 한숨을 쉬었다. 피곤한 기색이었던 정씨는 “친척이 지병으로 아파 가족들 모두가 응급실을 방문했다”며 “검사가 두 시간 전에 다 끝났다고 하는데 아직도 안에서는 감감무소식이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에 수술을 앞둔 환자의 보호자 이모(70)씨도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당연히 수술이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병원 측에서 전공의 파업을 대비해 대체 인력을 마련해 뒀다고 하지만 원래 있던 인력이 빠지면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동생은 상황이 급해 이날 전공의 파업에도 수술을 하게 됐다”며 “매우 초조하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충남 당진에서부터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보호자 최모(64)씨는 “(전공의 파업을)지금 해야 했나”며 “코로나19 사태도 끝나지 않았고 호우로 인명 피해가 나는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파업하면 생명을 볼모로 잡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응급의료센터 시스템을 잘 모르지만 (전공의 파업은)환자나 보호자를 고려하지 않은 대처”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측은 전공의 파업으로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는 있지만 의료 공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일하는)의사 총 1500명 중 전공의 500명 정도가 자리를 비운 것”이라며 “나머지 1000명이 빈 인력을 충분히 메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공의들이 입원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간호사와 소통해 처방을 내리지만 이번 파업으로 간호사들이 직접 교수와 연락해 의료 진료 지연이 있을 수 있다. 이 점에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협에 따르면 전국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중환자실, 분만실, 응급실 등 필수 진료 인력까지 포함해 모든 업무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파업에는 전공의 1만6000명 중 70∼80%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파업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야외 집회도 개최한다. 이날 오후 2시 대전협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전공의가 참여하는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벌인다. 신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