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리더십 국민과 소통 실패

말 아끼는 이낙연 “국민 정서와 차이”

전문가 “활발한 의견교류가 당 동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위를 보고 있다. [연합]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위를 보고 있다. [연합]

다양성보단 통일성을, 소통보다는 성과를 외쳤다. 21대 국회 들어 입법독주를 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일방소통 리더십이 민심 이반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여론 지지율이 급락세다. 미래통합당 창당 후 양당간 격차가 최소화됐다. 호남을 제외하고 서울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서 사실상 통합당에 추월당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정부 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과 국민적 실망이 가장 큰 원인이나 당과 국회 운영 방식과 지도부의 리더십도 문제로 지적된다. 먼저 당 내에서조차 이견과 견제가 실종됐다. 의원들은 이해찬 대표의 의중에 맞춰 목소리를 낼 뿐이다. 지난 5일 이 대표가 검찰을 향해 각을 세우자 의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론에 불을 지피며 ‘검찰총장 잡기’에 나섰다. 지난 6월 이해찬 대표가 “윤 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리자 일제히 침묵했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의원들은 일체 언급을 피하다 이 대표가 공식 사과한 다음에야 입을 떼기 시작했다.

최근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당 내 반대론이 제기되자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다 공공주택을 늘려야 된다고 하면서 ‘내 지역은 안된다’고 하면 안 된다”며 입단속을 시켰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이 대표 입장에선 차기 대표에게 흔들리지 않는 당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활발한 소통을 통해 당의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입을 막아버리고 있다”며 “이 대표의 독주 체제가 계속되면서 국민들 입장에선 과연 민주주의가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입법 성과에 치중하는 김태년 원내대표의 밀어붙이기도 민심 이탈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취임한 직후 ‘일하는 국회’를 내걸며 상임위를 모두 차지한 데 이어 부동산 관련 입법도 야당의 반대 속에서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추진력에 대해선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부동산 정책 등의 경우 방향성이 틀렸는데 억지로 밀어 붙이니까 국민들이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유력한 차기 당 대표 주자인 이낙연 의원의 지나치게 신중한 언행도 실망감을 부추겼다.

이 평론가는 “가장 유력한 차기 당 대표로서 중요 사안에 대해 명확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한데, 매사에 무난하게 대답하니 국민적 피로도가 쌓이는 것 같다”며 “국민들 입장에선 ‘리더가 이래도 되나?’라고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의원들이 당 엄호와 지지층 추수에만 몰두하다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을 잇따라 한 것도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여당에선 국민을 향한 메시지가 나와야 되는데 친문 세력의 대통령 지키기처럼 비칠 정도로 내부를 향한 메시지만 나오고 있다”며 “군인이 보초를 서는데 내부만 보는 꼴이 계속되면 민심 이반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