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매체 기자와 인터뷰서 말싸움 수준 격론
한국 사망자 통계엔 “모를 일” 신빙성 의문 제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1000명 이상 발생하는 것과 관련, “뭐 어쩔 수 없다(It is what it is)”라고 밝혔다. 인터넷 매체 기자와 수차례 서로의 말을 자르는 격한 인터뷰를 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토대로 한 ‘대단하다(it’s crazy)’라는 평가에 대해선 “그건 모르는 일”이라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전파를 탄 다큐멘터리 뉴스 ‘악시오스 온 HBO’에서 조너선 스완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30여분간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초반, 코로나19 통제를 잘하고 있고 자신에게 우호적으로 보도하는 폭스뉴스의 시청률이 높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나 기자가 “어떻게 그러냐. 하루에 1000명의 사람이 죽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죽어가고 있다. 그건 사실”이라며 “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 “그것은 할 수 있는 만큼 통제되고 있다. 그건 우릴 괴롭히는 끔찍한 전염병”이라고 덧붙였다.
기자가 “정말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만큼 한다고 생각하는가. 1000명의 사람이 죽는데도?”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는 매우 훌륭하게 해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완 기자는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놓고선 말싸움 수준의 격론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한국 통계를 못믿겠다는 투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손에 쥔 문서에 나온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 통계를 토대로 미국의 수치가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기자가 “나는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한국·독일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하자, 기자는 “왜 안 되냐”고 맞섰다. 기자는 그러면서 “미국 인구가 X명이라고 할 때 이 중 X퍼센트의 사망자가 있다고 한국과 대비해 말하는 건 적절한 통계”라고 반박했다.
기자는 “예를 들어 한국은 인구 5100만명에 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단하다”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모를 일이다. 그건 모를 일”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기자가 “한국이 통계를 날조했다는 말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나는 그 나라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실제 사망자수를 숨기고 있음을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주장은 물론 난센스다. 한국의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낮은 건 한국이 빈번하게 그리고 조기에 검사를 실시해 바이러스를 봉쇄하고 새로운 발생이 나타났을 때 근절했기 때문”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