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7~9일 방한…대북 접촉시도 가능성

美대선전 3차북미회담 거론 속 행보 관심

北 대미압박 재개에 “전망 어둡다” 분석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연합]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가 이르면 7일 방한해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인사들과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이 4일 미국 대통령선거 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최근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데 대해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어, 비건 부장관이 들고 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아울러 북미대화 전진을 위해 촉진자 역할을 재가동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비건 부장관은 7∼9일 한국을 방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만나 한반도 관련 상황을 논의하고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방한이 미 대선 전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타진할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비건 부장관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도 동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과의 대면 접촉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12월 방한 당시 후커 선임보좌관 등 주요 당국자와 함께했다. 당시에도 판문점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염두에 두고 협상팀과 동행했던 만큼, 이번에도 같은 형식으로 방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미국이 이번에 북한에 대해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다시 협상으로 견인할 유인책을 제시할지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미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투표 직전 유권자 판세 반전을 위한 대형 이벤트를 뜻하는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로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일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아울러 비건 부장관은 방한기간 문 대통령과 대면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한국을 찾은 비건 부장관을 접견하고 비핵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3일 전격 교체가 발표된 청와대 및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과 상견례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과 관련해 “알지도 못하거니와, 안다 해도 말씀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비건 부장관의 카운터파트로 꼽히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그의 방한을 앞두고 4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일축, 정치적 이벤트를 경계하며 대미 압박에 나선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방한 시 극적 모멘텀 마련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건 부장관도 지난달 29일 한 행사에서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식으로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