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치硏…2018년 최저임금 상승 영향 분석

단순노동자 일자리 감소, 자동화촉진 12.7% 달해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지난 2018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 급격하게 올린 결과, 일자리가 55만개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저임금 16.4% 올렸더니 일자리 55만개 줄어들었다”
지난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

2일 파이터치연구원의 ‘기회평등과 결과평등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 최저임금이 16.4%(실질 인상률 14.7%) 대폭 인상돼 일자리가 2.7%(55만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반복적 단순노무 노동자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일부는 로봇으로 대체 되는 등 자동화가 12.7% 촉진되면서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루카스가 1978년에 개발한 동태일반균형모형을 기반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추정했다. 동태일반균형모형은 현재의 의사결정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과 아울러 부분이 아닌 경제 전체를 고려하는 연구모형이다.

또한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국내 총실질소비와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1.5%(18조원), 4.0%(72조원) 감소했다. 총자본, 총투자, 총매출도 2.8%(15조원), 0.2%(1조원), 4.0%(211조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일자리는 물론, 소비와 투자 등에서도 마이너스 영향을 초래했다는 얘기다.

반면, 보고서는 전체 중간재 기업의 70%를 차지하는 약소기업에 강소기업과 동일한 기회를 줄 경우 총실질소비, 실질GDP, 일자리, 총자본, 총투자, 총매출이 각각 6.6%(77조 원), 7.2%(130조 원), 0.8%(17만 개), 16.2%(89조 원), 15.2%(66조 원), 7.2%(383조 원)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결과의 평등’을 위해 최저임금 16.4%를 인상하면 GDP는 4% 감소하고, ‘기업간 차별’을 없애는 ‘기회 평등’을 실현하면 GDP가 7.2% 상승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기회불평등 사례로 입찰 참여 기업 중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기업에 사업 기회를 주고, 그렇지 않는 기업에는 사업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 등을 들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하고, 향후 물가 상승률, 실질GDP 성장률, 소득분배 조정률 등을 적용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되 소득분배 조정률은 실질GDP 성장률을 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소득분배 조정률만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