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뚫고 중국 출장 등 현장경영만 5차례

18조 규모 반도체 투자…정의선 만나 미래배터리 동맹 첫단추

쉼없는 경영활동 속 수사심의위 결정 촉각

재계 “총수 공백 땐 뉴삼성 비전 실현도 올스톱”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뉴삼성 선포 이후 빡빡한 경영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틈틈이 임직원들을 만나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23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뉴삼성 선포 이후 빡빡한 경영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틈틈이 임직원들을 만나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23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에서 ‘뉴 삼성’ 비전을 선포한지 오는 25일로 50일을 맞는다. 코로나19 장기화, 미중 패권전쟁, 한일 갈등 심화 등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속에 사법리스크까지 덮치며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쉼없는 경영활동에 나서며 위기 속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관련기사 12면

지난 50일간 이 부회장은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포함해 5차례 현장경영에 나섰다. 특히 최근 일주일 사이 삼성전자 3대 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 무선·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사업장을 모두 둘러보며 핵심 경영진을 소집해 현안과 미래전략을 직접 챙겼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을 위한 총 18조원 규모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도 2차례 단행했다. 대국민 사과 직후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전격 회동해 ‘K-배터리 동맹’의 첫단추를 뀄다.

아울러 24일에는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석학인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 리서치 소장(사장)으로 내정하며 사장급 첫 외부수혈을 통해 세계적 인재확보에도 속도를 냈다.

이 부회장의 일련의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위기’와 ‘미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3일 수원 생활가전 사업장에서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며 삼성의 처한 대내외 위기의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앞서 19일에는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해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시간이 없다”며 절박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미래에 꽂혔다. 이 부회장은 23일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고 강한 도전의식을 주문했다. 또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며 차세대 기술 역량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삼성과 재계에서는 오는 26일 열리는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타당성을 논의한 수사심의위원회를 이틀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부회장이 뉴 삼성 비전을 선포하며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소와 재판 등 사법리스크로 비상경영 행보가 올스톱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설상가상으로 반도체로 지탱했던 실적 전망마저 하반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삼성 내부는 극도의 긴장감이 팽배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직에 위기감을 쇄신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있어 총수의 역할은 절대적”이라며 “이 부회장이 최근 들어 연일 현장경영에 나서는 것도 내부 조직을 추스리고 총수로서 굳건한 위기돌파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총수 공백사태가 재연되면 뉴 삼성 비전 선포와 맞물려 삼성이 지난해부터 단행해온 대대적인 투자와 고용 결정 등이 실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