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경험없는 70대 금융취약층 다수
수십억 노후자금 날린 투자자들 허탈
법무법인 오킴스·정한 집단소송 채비
“가족에게 죄인 돼서 며칠째 잠도 안 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자산의 95% 이상 편입한다고 속여 장외 부동산개발 업체 등에 투자한 사건을 두고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수억원대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 가운데는 관련 투자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고령층도 다수다.
저금리이지만 투자 위험등급이 아주 안정적 상품이란 설명을 듣고 노후자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심정을 드러냈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황모(75) 씨는 “지점 직원이 저위험이라고 하기에 그 말만 믿고 가입했다가 1억을 날리게 생겼다”며 “아파트 28층에서 뛰어내릴까도 생각했고, 가족에게 죄인이 돼 며칠째 잠도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네이버’도 ‘다음’도 몰라 피해자 카페도 주위 젊은이의 도움으로 겨우 가입한 자신에게 사모펀드 가입을 먼저 권유한 것이 증권사라고 말했다. “위험한 투자는 손도 안 대려고 작심하고 살았는데, 노인네 한 명에 담당직원 하나씩 붙여놓고 안전하다 설득하니 맘이 약해져 가입한 게 원흉”이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지금 누구를 붙잡고 탓해야 할지조차 불확실한 현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증권사는 서류 위변조를 한 자산운용사에 사기당한 것이라 주장하고, 운용사는 법무법인에 속았다고 주장하는 형국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복잡한 시시비비 속에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법무법인 오킴스와 정한이 투자자 편에서 소송을 준비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오킴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금액은 기본이 억대다. 현재 개인 투자자로 16억원 이상 손해를 본 사례까지 확인된 상태다. 오킴스 관계자는 “현재 소송을 위한 준비 절차는 이미 마무리 단계”라며 “다음주 중 투자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소송 접수 요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을 위해 나선 오킴스는 금융관련 변호 경력을 확보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인보사 투여 환자들의 손해배상청구 공동소송을 비롯해 메디톡스 허위공시, 키움증권 전산오류 사건 등 굵직한 소송을 담당해왔다.
금융 사건 전문 로펌까지 가세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물론 예탁원과 수탁은행인 하나은행까지 포함한 전방위적인 법정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