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판매량 ‘껑충’…일부 유통업체선 2배 이상 늘어
코로나19로 재택근무·온라인 개강 시행된 덕
기업 내 프린터 사용량은 줄어…올해 2조8000장 인쇄 예상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종이없는 시대 가정용 프린터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라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홈스쿨링이 프린터 시장 부활의 주요인으로 보인다.
온라인쇼핑몰 인터파크에서는 프린터 판매량이 올 들어 작년 대비 두 배 이상인 130%이나 신장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재고를 모두 소진해 급하게 공수해야 할 정도로 최근 몇 달 새 갑자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11번가에서도 매년 감소하던 프린터 판매량이 올해 들어 이례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 들어(1~5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프린터 판매량이 12%가량 늘어난 것이다.
프린터·복합기 시장은 2014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프린터·복합기 전체 출하량이 연간 200만대에 불과할 정도다.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로 업무를 보는 디지털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이 속도를 내며, 기업은 물론 가정 내에서도 인쇄물을 출력할 일이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11번가의 경우에도 ▷2017년 -6% ▷2018년 -13% ▷2019년 -7% 등 해마다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해왔고, 인터파크 역시 최근 2년간 프린터 판매량이 답보 상태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갑작스레 프린터 수요가 급증한 것은 재택근무 및 온라인 개학·개강으로 인한 홈스쿨링 기간이 늘며 가정에서 서류나 학습지 등의 인쇄물을 출력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수출 품목 중 컴퓨터가 9위(31억7700만달러)에 올랐다. 통계상 컴퓨터 수출에는 노트북과 데스크톱은 물론 프린터, 스캐너, 모니터 등 주변기기도 포함된다. 컴퓨터 수출은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떨어졌지만, 코로나19로 가정용 PC 수요가 늘어나며 10위권 안에 재진입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43.7%, 2월 89.2%, 3월 82.3% 등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
반면 기업 내 프린터 사용량은 줄어들었다. IDC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 세계 기업들이 재택근무 체제로 바뀌면서 사무기기 인쇄량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년간 출력된 문서의 페이지 수가 총 3조2000억장이었다면 올해는 2조8000억장으로 1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