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충분히 익히고 상한 것 같으면 버려야

세균 번식 활발해지는 장마철, 식중독 주의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집단 식중독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주부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하는 장마가 시작됐는데 장마철이면 습기로 인해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식중독의 위험이 높아진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고 조금이라도 상한 것이 의심되면 먹지 않아야 한다.

식중독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나타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요즘같이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포도상구균에 의한 독소형 식중독이 주로 발생한다. 상한 음식을 먹은 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식중독균은 10~40℃ 환경에서 급속히 증식하므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해선 안된다”며 “특히 연일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말했다.

감염형 식중독은 살아있는 유해세균을 다량으로 섭취해 발생한다. 주로 계란, 우유, 어패류 등에서 증식한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대장균 등이 원인이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일정시간이 지난 다음날 혹은 이틀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발열과 혈변, 점액변이 대표 증상이다.

이 교수는 “감염형 식중독균은 열에 사멸되기 때문에 조리 시 음식을 충분히 익힌 후 섭취해야 한다”며 “다만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독소’의 특성을 고려해 음식이 조금이라도 상했다고 생각이 들면 버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식중독에 의한 설사가 지속될 경우 탈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탈수상태가 지속돼 각종 합병증 유발은 물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물 섭취량을 평소보다 늘리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설사를 멈추기 위해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독소의 배설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진단 하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가벼운 식중독은 별다른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 후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부터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식사량을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김정욱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단 제품이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 맵고 기름지거나 튀긴 음식,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음주와 흡연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며 “만성질환자의 경우 복용 중인 약은 계속 유지해야 하지만 약 복용 후 증상이 심해진다면 처방한 전문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음식 조리 시 철저한 위생을 유지해야 한다. 고기나 해산물은 식중독균에 쉽게 오염되므로 조리 시 완전히 익었는지를 확인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항상 5도 이하의 온도로 냉장 보관하는 등 보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