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ER 25.02배…17년10개월來 최고
外人 투심기대…공매도 금지 해제시기 관건
‘아직 더 간다. 아니다. 이미 다 왔다.’ 요즘 증권가 최대 화두는 증시 고평가 논란이다. 일단 증권가에선 주가 상승폭이 워낙 거셌던 만큼 조만간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 보고 있다. 관건은 조정을 거친 후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지 여부다. 이를 판가름할 변수로는 ▷원·달러 환율 추이 ▷공매도 금지 해제 ▷하반기 코로나 재유행 여부 등이 꼽힌다.
▶2200선 안착 코스피, 역대급 급등세=코스피는 9일 전일 대비 1% 오른 2206.23에 개장, 이후 2200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전날 코스피는 석 달 반 만에 장중 22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시기(2월 21일)의 종가는 2162.84였다. 이미 증시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의미다.
현재(8일 기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25.02배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2년 7월 18일(25.31배) 이후 약 17년10개월 만의 최고치다. PER는 주가가 이익 대비 어떤 수준인지 보여주는 지표로, PER로 보면 현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 이전은 물론, 2002년 이후 최고로 높은 상태란 뜻이 된다.
이달 초(1일)만 해도 코스피 PER은 19.97배로, 올해 초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5거래일만에 25배를 돌파했다. 현 코스피 PER은 미국 S&P500의 PER(25.5배)와 비슷한 수준이며, 나스닥 PER(21.53배)보다 높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형적인 유동성 랠리의 극단적인 모습”이라며 “두 달 사이에 600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익 흐름에 동행하지 않고 주가만 오른 상황이니 상승장이 아닌 강세장으로 봐야 한다. 분명히 시장이 제동은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로 동력 이어가나=시장은 원·달러 환율 추이를 주요 변수로 주목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주가 상승은 개인투자자의 역대급 순매수가 주도했다. 역으로, 외국인은 역대급 순매도를 이어갔다. 최근엔 기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순매수 전환하거나 순매도세가 크게 약화됐다.
배경으론 원·달러 환율이 꼽힌다. 지난 3월 코로나 사태에서 한때 1300원대까지 위협(3월 19일, 1285원)했던 원·달러 환율은 5월 말까지도 1200원대 중반에서 등락했지만 6월에 급격히 하락세다. 미중 환율전쟁 여파가 우려만큼 크지 않았고, 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게 결정적 요인이다. 최근 국내 조선업체가 대규모 LNG 운반선을 수주하면서 환율 하락 기대심리를 자극한 측면도 있다. 이날엔 개장에서부터 전일 대비 7.8원 내린 1197원으로 시작, 이후 1200선을 밑돌았다.
올해 3월 12일 이후 석 달 만에 1200원을 밑도는 등 환율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진정되면서 외국인 투심 회복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달러를 원화로 교체해 투자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할수록 외국인 자금 유입 요인이 커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이 이대로 유지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 증가와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매도 금지 해제, 변수될까?=또 하나 증권가가 주목하는 변수는 공매도다. 공매도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찬반 논쟁이 가장 뜨거운 제도다. 최근 증권가에서 최근 정부의 공매도 금지로 코스피 지수가 9% 가량 상승했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2008년과 2011년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했던 사례를 분석하며 “만약 현재 코스피에서 공매도가 허용됐다면 지수는 2000포인트 수준이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2008년, 2011년 모두 공매도 금지 해제 후 PER이 9%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으로, 현 코로나 사태에 따른 공매도 금지 조치 역시 해제 시점에 코스피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16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6개월간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상태다. 해묵은 찬반 논쟁에서 오는 9월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일부 개인투자자의 우려대로 공매도 금지 해제와 함께 증시 폭락이 수반될 경우 공매도 제도 자체에 강한 역풍이 일 수 있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