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부실 터지며 실적 위협

KB증권·신한금투·NH투자 등

무디스 신용등급 하락 경고

증자여력 바닥 ‘출구’ 고심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증권 계열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불안의 피해가 증권사에 가장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신용등급 하락이 임박했고, 그 동안 벌여놨던 사업들의 부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증권 계열사 비중이 큰 금융지주 전체 실적에까지 타격이 우려된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KB증권(A3), 한국투자증권(Baa2), 미래에셋대우(Baa2), NH투자증권(Baa1), 삼성증권(Baa2), 신한금융투자(A3) 등 국내 6개 증권사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증권사의 신용등급 하락은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키며 실적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1분기 ELS 헤지 관련 ‘마진콜 사태’로 단단히 혼이 났던 증권사들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까지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증권업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1.38% 감소한 5373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의 작년 순이익은 그룹별 전체 순이익 가운데 각각 6.4%, 7.8, 12.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이 소속 금융지주 내 비은행부문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7.3%(신한금융투자), 29.6%(KB증권), 62.6%(NH투자증권)다.

이들 증권사들은 소속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와도 인연이 각별하다. KB증권은 윤종규 회장이 인수했고,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사태’의 진원지로 조용병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김광수 NH금융지주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금융지주들은 증권사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이 없다. 회사채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신용등급 마저 떨어질 경우 그룹 차원에서 유상증자(유증)를 해야하지만 이미 출자여력이 고갈된 상황이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총액을 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지주사의 과도한 차입을 통한 자회사 출자를 막기 위해 이 비율을 130% 아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수치는 신한지주가 2019년 12월말 기준 129.0%로 한도가 거의 꽉 찼다. KB금융도 126.0%다. 푸르덴셜생명 지분취득 금액을 감안할 경우 KB금융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37%로 당국 기준을 초과하게 된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국내 신평사들까지 등급 하향조정 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황이다”이라며 “대여금, 자회사가 발행하는 조건부 자본증권 인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