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빅3 대상 ‘일반투자’ 변경 후 첫 개최
고질적인 저배당 문제 도마위 오를 듯
정지선 등 사내이사 선임 관련 의견도 낼수 있어
이마트는 전기차 충전사업 추가 주주 의견 관심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이번 주부터 시작하면서 유통가도 주총 준비로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유통 상장사의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한 후 열리는 첫 주총이다 보니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저배당 문제과 함께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에 의견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자본시장 등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상장사의 정기 주총이 시작되면서 국민연금도 조만간 각 상장사들의 안건에 대한 찬반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지난 2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대형 상장사를 중심으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바뀐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투자를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는 ▷상법상 권리행사 ▷배당 증액 ▷보편적 지배구조 개선·정관 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유통업계 역시 국민연금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롯데쇼핑·이마트·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3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유통 3사의 지분을 각각 6.1%, 12.74%, 12.49% 등을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목적 변경을 이유로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저배당 정책에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시가배당률은 1%대 전후로, 타 업계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다만 유통3사는 국민연금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비해 지난해 순익이 급감하는 등 실적 악화에도 불구, 주당 배당금은 유지하거나 높여 잡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순이익이 15.2% 줄었지만, 배당금은 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렸다. 이마트는 지난해 순이익이 20%나 감소했는데도 배당금은 2000원으로 유지했다. 85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롯데쇼핑도 주당 3800원을 배당하기로 해 1074억원을 배당에 할애했다.
이사선임 역시 국민연금이 주의깊에 보는 안건 중 하나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사전에 의결권을 공개한 89곳의 코스피 기업 중 사외이사(25건)와 사내이사(4건) 선임에 대한 반대 건수가 32% 가량이나 됐다. 3건 중 1건은 이사 선임에 대한 이의 제기였던 셈이다.
유통 상장사들이 대부분 오너 기업이다보니 임기가 끝난 대주주 사내이사의 임기 연장에 대해 국민연금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유통사의 실적이 안좋은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의결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도 최근 기업집단 동일인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한진칼(조원태), 대림산업(이해욱), 만도(정몽원)와 함께 현대백화점(정지선)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다만 롯데쇼핑은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이 임기가 끝난 사내이사직에 대해 모두 사임해 이 이슈에서는 자유로울 전망이다.
이밖에 국민연금이 관심을 두는 이슈로는 정관변경 안건이 있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전기차 충전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최근 업계를 막론하고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사업으로, 마트 부지만 보유한 이마트가 이 사업에 승산이 있을지 여부에 이의가 있을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유통업계의 저배당 정책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업계가 이를 대비해 순익이 급감했는데도 배당은 확대했다”며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도 국민연금을 상대로 충분히 설명한 만큼 무리없이 진행될 듯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