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통과…소비자 위상 강화
6대판매원칙 모든 상품에 적용
금융사 잘못땐 계약해지 요구권
수입 50% 징벌적 과징금도
소액사건 금융사 맞소송 제한
# 지난해 한 펀드에 100만원을 투자한 A 씨. 최근 펀드를 판매했던 은행직원이 기초자산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은 점을 기억해 냈다. A 씨는 은행에 항의했지만, 계약을 해지할 방법도 없고, 소송을 진행하기엔 금전적, 정신적 부담이 커 지레 포기하고 말았다.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이 5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A 씨처럼 금융상품 가입 과정에서 부당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소비자들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게 된다.
금소법의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은 적합성·적정성 확인, 설명의무 준수, 불공정영업행위·부당권유행위 및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 6대 판매원칙을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일부 금융상품에 대해서만 적용되던 것이 확대됐다.
금융회사는 소비자의 투자성향, 재산 상황 등을 파악해 적합한 상품만 팔아야 한다. 상품의 중요사항도 의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이러한 원칙을 어길 경우 소비자는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상품별로 기간은 다르지만 계약 시점으로부터 최장 5년 까지다. 불완전판매가 문제 될 경우 굳이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계약을 해지해 피해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계약해지요구권은 금융사의 판매원칙 위반이 입증되어야 한다. 최근 라임 사태처럼 판매사 측이 불완전판매 사실을 부인하면 소송으로 가야한다. 이와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하위법령에서 ‘위법행위’의 기준을 명백하게 세워 혼란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분쟁조정 및 소송 과정에서도 소비자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우선 금융회사가 소액사건의 분쟁조정 시 소송을 걸어 분쟁조정을 피해가는 것이 금지된다. 법원 역시 이 경우 소송을 중지하게 된다. 소송으로 가게 되면 각종 비용 부담 때문에 소비자가 권리를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소비자의 권리가 구제되는 분쟁조정으로 가급적 문제가 해려는 취지다.
분쟁이나 소송 과정에서 소비자의 방어권도 더 강력해진다. 그 무기 중 하나가 금융회사에 대한 자료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소비자들은 불완전판매를 입증할 자료를 구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금융회사에 자료를 요구해 소비자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입증책임도 금융회사에 뒀다. 소비자보호단체에서 도입을 주장해왔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나 집단소송제는 도입되지 않았다. 대신 주요 판매원칙을 위반한 금융사는 수입의 50%를 징벌적 과징금으로 내야 하고, 과태료도 최대 1억원으로 상향됐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는 “금소법 통과는 소비자 보호에 관한 기본 뼈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살을 더 붙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