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임성재(22)가 우승한 혼다 클래식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는 까다로운 코스로 악명 높다. ‘황금곰’ 잭 니클러스가 설계한 이 코스는 잘 알려진 대로 ‘베어 트랩’으로 명명된 15~17번 홀이 승부처다. ‘베어 트랩’이란 별칭은 곰을 잡는 덫처럼 경기 막판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승부처라는 의미에 리모델링 설계자인 잭 니클러스에 대한 헌정의 의미가 있다. 2014년 챔피언 코스를 재설계한 니클러스는 ‘베어 트랩’에 대해 “이 곳에선 승리, 혹은 패배 뿐”이라고 했고 타이거 우즈는 “이 곳에선 구제란 없다. 무조건 저질러야 하고 반드시 좋은 샷을 날려야 한다”고 말했다. 파3-파4-파3 홀로 구성된 베어 트랩은 정교한 아이언 샷이 필요한 곳이다. 그린이 모두 물에 접해 있어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바람의 영향까지 커 볼을 물에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심적인 부담이 극에 달해 한 순간에 경기 흐름을 무너뜨린다. 혼다 클래식에 출전하는 선수중 70%가 한 번 이상 볼을 물에 빠뜨렸다는 통계까지 있다.임성재는 그러나 ‘베어 트랩’에서 송곳 아이언으로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날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 15,16번 홀의 연속 보기로 순위가 내려갔었던 임성재는 마지막 날엔 15, 17번 홀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아 우승 스코어를 만들 수 있었다. 선두를 1타 차로 추격하며 베어 트랩을 맞은 임성재는 15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핀 2.4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또 다른 파3 홀인 17번 홀에선 티샷을 핀 2.5m에 붙여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선두에 나설 수 있었다. 같은 조로 경기한 매킨지 휴즈(캐나다)가 17번 홀서 16m 거리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공동 선두로 올라섰으나 임성재는 흔들리지 않고 버디 퍼트를 추가해 1타 차 선두로 18번 홀(파5)로 향할 수 있었다. 예스퍼 파네빅(스웨덴)은 “17번 홀은 우리가 플레이할 때 가장 어려운 홀”이라고 했는데 임성재는 그 홀서 우승에 쐐기를 박는 극적인 버디를 터트린 것이다.임성재는 이날 아이언샷이 썩 좋지는 않았다. 18개 홀중 10개 홀에서만 레귤러 온에 성공해 그린 적중률이 55.56%에 불과했다. 그러나 꼭 버디를 잡아야 할 홀에선 볼을 홀 가까이 붙였다. 이날 나온 결정적인 버디는 베어 트랩에서 나왔는데 3m 이내였다. 놀라운 것은 퍼팅이었다. 임성재의 이날 18홀 퍼트 숫자는 24개에 불과했다. 퍼팅 이득은 무려 2.686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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