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오르자 월세 충당 수요 늘어

-보유세 강화에 집주인도 월세 선호

-매달 수백만원 내는 법인 거래도

강남권 새 아파트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강남권 새 아파트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지난 1월 실거래 신고된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의 임대차 계약 가운데 절반 이상은 월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보증금이 비싼 새 아파트의 경우, 월세 선호도가 높았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1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임대차 계약은 24건이다. 이 가운데 6건을 제외하곤 모두 월세 계약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아파트 94.5㎡(이하 전용면적)의 전세보증금은 지난달 21일 16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이 가장 높다. 이에 같은 규모의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60만원부터, 보증금 14억원에 월세 100만원까지 다양히 거래됐다.

현재 전·월세 구분은 보증금 규모에 따라 ▷월세(보증금이 12개월치 이하) ▷준월세(보증금이 12~240개월치)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로 나눠지며, 이를 모두 ‘월세’로 통칭할 수 있다.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월세 계약이 늘어난 것은, 전세보증금 증가에 따른 흐름으로 분석된다. 부족한 보증금을 월세로 충당해서라도 거주하고픈 이들이 월세 계약을 맺는 것이다. 여기에 고가주택(9억원 이상)을 소유한 이들이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받게 되면서, 이 같은 월세 계약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증가가 예고된 보유세를 전세보증금 상향이 아닌 월세로 충당하려는 임대인도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규제와 종합부동산세 상향 등 임대인과 임차인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보증금이 이미 10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 가격이 된 강남권 새아파트는 월세 계약이 많다”고 전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 역삼래미안도 1월 거래가 신고된 15건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로 계약서를 쓴 곳이 절반 이상인 8건이다. 서초구의 래미안퍼스티지도 같은 기간 16건의 임대차 계약가운데 9건이 월세 계약이고, 송파구의 리센츠도 42건 가운데 22건이 월세로 계약했다.

매달 수백만원을 내는 거래도 눈에 띈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169㎡는 1월 18일 보증금 4억원, 월세 64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같은 달 4일에는 84㎡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70만원에 거래됐다. 래미안대치팰리스도 114㎡가 보증금 5억원에 매월 600만원을 내는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반포동 공인중개업소 측은 “외국계 법인 등이 임원들의 거주비 지원에 나설 경우, 비용 처리를 위해 보증금을 줄이고 고가 월세 계약을 맺기도 한다”며 “하지만 세금 문제 때문에 아예 법인 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집주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로선 임대차 거래는 실거래 신고 의무가 없다. 때문에 확정일자 신고나 월세 소득공제 신청 혹은 등록 임대업자의 신고현황에 대해서만 임대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업무보고에서, 임차인 보호를 위해 전·월세 거래 역시 주택매매처럼 30일 이내 실거래가로 신고하는 임대차 신고제를 도입할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