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 심해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수도 3만선 붕괴 ‘눈 앞’

이 달 12일부터 택시면허 휴업회수 2→3회, 3년6개월 可

서울 시내 노는 법인택시 3000대…가동율 첫 50% 미만
[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시내에 운행하지 않는 ‘노는 택시’가 늘고 있다. 등록된 법인택시의 13% 가량이 쉬는 중이다. 타다 등 플랫폼 택시와의 경쟁, 사통팔달로 시내 곳곳을 연결하는 도시철도망의 발달, 이동이 많지 않은 고령인구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법인택시회사 254곳이 휴업을 신청한 택시 수는 2018년에 1863대, 올들어 10월까지 1069대로 모두 2932대가 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 법인택시 2만2603대 가운데 운휴택시를 제외하고, 1만9671대만 운행 중인 셈이다. 지난해 운휴 택시 수는 2015년 742대에 비하면 4배 가까운 규모다.

또한 법인택시 가동율은 2015년 61.6%에서 2016년 59.0%, 2017년 55.4%, 2018년 51.4% 등 매해 꾸준히 하락세다. 올해 10월에는 49.4%로 처음으로 50%대 밑으로 떨어졌다.

가동율이 떨어지고, 휴업 택시가 늘어난 건 택시 운전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구인난으로 애초 법인택시 면허 부여 당시의 수대로 택시를 달리게 할 수 없다는 게 택시업계의 호소다.

실제 법인택시 운전자 수는 2015년 3만6762명에서 해마다 1500명 가량씩 꾸준히 빠져나가 지난해 3만1251명까지 감소했다. 올해 10월 현재 3만694명으로, 3만명 붕괴가 눈 앞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택시 운전사에서 타다 운전사로 많이 빠져나갔고, 젊은 층 사이에서 택시 기사 직업을 선호하지 않아 택시 운전사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 노는 법인택시 3000대…가동율 첫 50% 미만
2015년~2019년 10월 현재 서울시 법인택시 운전자 수와 가동율

운전사가 모자라 차량 가동이 어려우면 택시회사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일부 휴업을 신청해 일정 기한 동안 제한적 휴업을 할 수 있다. 만일 무단 휴업하거나 승인받은 휴업 기한을 지키지않으면 법에 따라 감차 처분될 수도 있다.

서울시의 경우 법 상 일부휴업 기간을 1년 이내로 제한한 것을 지난해 12월 시행규칙을 바꿔 2회, 최대 2년 6개월(대폐차 기간 6개월 포함)까지 휴업이 가능하도록 해줬다.

그런데 1년도 안돼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달 서울시에 이러한 택시면허 휴업 회수를 아예 없애달라고 폐지를 건의했다. 최소 50대만 보유하면 법인택시 면허를 내주는데, 운행 대수는 회사 자율로 풀어달라는 요구다.

서울시는 경영난을 호소하는 택시회사의 의견을 일부 반영해 이 달 12일부터 휴업 회수를 3회, 휴업대수를 면허 대수 대비 최대 50%, 총 3년 6개월까지 휴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일부휴업 및 사업개시 관리 사업개선명령’을 마련, 자치구는 내년 1월부터 위반 사업자에게 1차 120만원, 2차 240만원, 3차 36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사업정지를 1~3차에 걸쳐 20~60일 내릴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운휴 시 시민불편 발생 등 택시의 공공적 성격을 감안해 택시면허 휴업회수 제한을 완전 폐지하기는 어렵다”면서 “감차는 가혹해서 행정소송 등을 우려한 각 자치구가 행정처분을 꺼리는 만큼 행정처분명령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개선명령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