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의 보수 단체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사실상 완전히 고립시키는 '고사작전'을 주장해 한반도 긴장 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미간 '강대강' 대치가 심화될 경우, 양측의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천문학적 자금을 바탕으로 한 미국 군산복합체의 입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은 6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재개할 경우 북한을 향한 '최대압박 2.0'(Maximum Pressure 2.0) 정책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재단은 이날 발간한 '최대압박 2.0' 보고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기적으로 핵과 생화학 무기 포기를 위한 가시적 조치로 선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은 새로운 국제적 캠페인을 주도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제거 의사까지 밝혔지만,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내놓지 않고 북한과의 합의를 거부했던 미국이 오히려 북한에 '더 많은 것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북미 양측이 돌이킬 수 없는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보고서는 '최대압박 2.0'이 성공하려면 외교, 군사, 사이버, 경제, 금융을 망라한 제재는 물론 정보 활동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대북 사이버 공격 활동의 필요성을 거론한 뒤 북한의 사이버 네트워크 해체를 위한 중국, 러시아 등을 향한 조치와 함께 한미 연합 사이버 임무군 창설을 주문했다.
또 북한이 제재 회피를 위해 중국 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다며 중국 대형은행 지도부의 제재 대상 지정, 합작기업 공략 등을 제안했다.
외압만으로 김 위원장의 비핵화를 설득할 수 없는 만큼 북한 엘리트와 차상위 간부, 일반 대중을 겨냥한 정보 활동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최대 압박' 정책이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했지만 비핵화 설득에는 불충분했다며 "북한의 오랜 관행인 외교적 기만에 또다시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 퇴임 연설에서 군산복합체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1961년 1월 17일 미국 전역에 TV로 중계된 이 연설에서 미국의 전쟁영웅이기도 한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군산복합체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그들이 부당한 영향력을 회득하지 못하게 감시해야 한다"며 "잘못 주어진 권력의 재앙적 번성은 이미 시작되었고, 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가를 움직이는 방위산업체와 전 세계에 영향력을 떨치는 거대한 세력으로 발전한 미군 수뇌부가 공통의 이익을 위해 결탁, 탄생한 군산복합체의 위험성을 미리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