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밴드하단 1만2250원에 결정
모집규모 75% 스틱 구주매출에 의존
낮은 밸류에이션 일반청약에선 매력 될 수도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기대를 모았던 한화시스템의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밴드 하단인 1만2250원으로 확정되자 모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 반응이 미지근해졌다. 구조적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보다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자금 회수에 초점이 맞춰진 점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모가가 낮게 책정된 만큼 일반공모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은 높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일 기관 수요예측 결과 상장 공모가를 밴드 하단인 1만225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모집총액은 4026억원으로 확정됐다.
공모가가 하단에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일 모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2%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의 실망감이 표출됐다.
공모가액이 밴드 하단에서 결정된 것은 낮은 경쟁률과 양극화된 신청 가격 때문이다. 721건이 참여해 23.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집 규모가 비교적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상장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참여 건수과 신청 수량은 가격대 별로 양극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건수 중 절반이 넘는 390건(54.24%)이 밴드 미만이나 하위 75%~100%에 몰렸다. 반면 신청 수량으로는 58%가 밴드 상단 이상에 몰리면서 양극화된 모습을 보였다. 외국 기관투자자의 경우 대부분이 밴드 하단에 몰리면서 공모가가 보수적으로 책정됐다.
확보한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는 경우도 단 두건에 불과했고 이 역시 15일~1개월의 단기간에 그쳤다.
한편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가 소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적어도 1년 6개월 간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하면서 승계 과정이 본격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의 SPC(특수목적법인) 헬리오스에스앤씨가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구주매출에 나섰다.
현재 한화시스템 지분 32.61%를 가진 헬리오스에스앤씨는 이번 모집 규모의 약 75%에 해당하는 2470만주 가량을 구주매출로 내놓아 3026억원을 회수한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으면 상장을 통해 모인 현금이 회사가 아닌 구주매출에 참여한 주주에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재무건전성에는 부정적이다.
공모자금의 3분의 1 가량인 300억원이 당장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PAV(개인형 항공기) 사업 추진을 위한 해외 기업 지분 확보에 쓰인다는 점도 재무적으로는 부담이다.
다만 낮은 밸류에이션은 일반 청약 과정에서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가액과 내년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PER(주가수익비율)은 11.7배로 방산, ICT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된 수준”이라며 “방산과 ICT 부문간 시너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실적이 성장할 것인 만큼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