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안팎 ‘위상 커졌다’ 평가

“정치인 우려 씻었다” 업계 극찬받는 박영선

“정치인 출신이 얼마나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지 우려했던게 사실인데 정말 놀랐다. 흡수력이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구나. 생각하는 방향, 수준, 깊이, 관심 등은 여야나 진보, 보수를 떠나 굉장히 만족한다.”

그야말로 극찬이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 1일 벤처기업법 조속 처리를 당부하는 간담회에서 박영선〈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놨다.

정치인의 경제 부처 수장 역임은 민원 해결성 결정으로 인해 정책의 깊이가 떨어지고, 장관의 경력관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박 장관에 대해서는 우려보다 기대가 컸다. 산업부 산하에서 갓 승격한 ‘새내기 부처’의 입지를 다져줄 ‘강한 장관’이 왔다는 기대였다.

‘강한 장관’, ‘실세 장관’의 활약 덕분인지 중기부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 해외 순방을 함께한 게 올해만 벌써 두 번이다. 대외 여건도 중기부 역할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일본과의 무역갈등을 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각종 지원책이 집중됐다. 올해보다 31%나 많아진 내년 예산안은 달라진 중기부의 위상을 실감케한다.

부처 분위기도 달라졌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우리가 왜 산업부 눈치를 보느냐”는 독려가 잦다고 전해진다. 안 회장도 “(중기부가) 외청으로 있던 시절에는 모든 일이 산업부를 거쳐 가는 구조였는데, 지금은 확실히 (중기부와 산업부가)수평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전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정책의 실질(實質)을 떠나 마케팅이나 홍보에 치우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일 서울 신용보증기금이 주최한 서울CEO지식향연에서 ‘마케팅 편중론’에 대한 박 장관의 반론을 슬며시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정부가 중기 혁신을 위해 기술을 개발해달라는 의견에 대해 “보급을 도와드리겠다. 보급이 결국 마케팅이다”고 제안했다. 정보 소외를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데는 정책 개발 못지않게 이를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현정 기자/kate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