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결제 5년새 5.9조 31.1조

미상환 잔액 위험관리 ‘무방비’

전해철 의원 “대책마련 시급”

허술한 안전장치에도…덩치만 커진 ‘**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를 포함한 충전식 선불결제 이용금액이 5년새 5배 급증했다. 커지는 시장규모 대비 쌓아둔 고객 돈에 대한 안전장치는 미흡했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간편결제를 포함한 전체 선불업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이용금액 기준 31조700억원까지 증가했다. 2017년 14조9000억원에서 1년새 배로 커진 것으로 2014년 5조8700억원 보다 5배가 넘는다.

이용건수로 보면 2014년 52억1900건에서 2018년 57억200건으로 변화가 크지 않다. 이용금액만 큰 폭으로 불어났다. 건당 평균 이용금액이 2014년 1125원에서 2018년 5450원으로 급증했다. 업체들의 간편송금이 증가하면서 건당 이용금액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기간에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미상환잔액 문제도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미상환잔액은 고객이 선불로 충전한 금액 중 아직 쓰지 않고 계정에 남겨 둔 돈으로, 2014년 78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50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선불결제를 하는 전자금융업자는 ▷자본금 20억 유지 ▷자기자본 0 초과 ▷미상환잔액 대비 자기자본비율 20% 이상 ▷유동성 비율 50% 이상 등의 경영지도기준을 따라야 한다. 이 기준만 충족하면 위험자산 투자에 사실상 제한이 없다.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어려워질 경우 고객들이 쌓아둔 돈도 같이 위험해질 수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자로 등록한 업체는 총 52개사로, 올해에만 11개가 생겼다. 경영지도기준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8월 인사청문회 답변을 통해 “선불충전금의 미상환잔액에 대한 관리와 이용자 보호의 강화 필요성을 깊이있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전해철 의원은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거나 미상환잔액에 지급보증을 도입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연주·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