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정책위, 올해 단 세차례 회의

같은기간 수탁자책임위는 열세번 모여

'운용성과 90%' 좌우 자산배분은 '뒷전'

일부 기금위원 “수익률만 볼 게 아냐” 언급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성과의 90%를 좌우하는 투자정책 설계에 소홀히 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주권' 행사 방향을 논의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올들어서만 10여 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투자정책전문위원회는 정례 논의사항을 포함해 단 세차례 모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투자정책전문위는 올들어 단 세 차례 열렸다. 매년 논의해야 하는 중기(향후 5년) 자산배분안 관련 회의를 제외하면 '대체투자 집행 개선방안'을 놓고 열린 한 차례의 회의가 전부다. 주주권 행사 방향 등을 논의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가 같은기간 13차례 열린 것과 대비된다.

투자정책위는 기금운용본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보좌하기 위한 논의기구다. 현재 총 27명의 전문가 풀(pool)이 구성돼 있는데, ▷기금운용 및 금융(자산배분) ▷대체투자 ▷해외투자 ▷자원개발 등 사안에 따라 회의가 소집된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중기 자산배분과 관련한 정례 안건 외에는 회의 소집이 전무했고, 이에 존재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나마 올해는 대체투자 집행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비정례 회의가 열렸지만, 내부 제언이 나온 뒤 10개월 만에야 열렸고 횟수도 단 한 차례에 그쳤다. 해당 회의의 위원 참석률은 60%로, 수탁자책임위 구성 이후 평균 참석률(86%)보다 크게 저조했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확대하겠다고도 강조하고 있지만, 해외투자 관련 투자정책위 분과 회의는 개최 실적이 전무하다.

상위 의사결정 기구인 실무평가위와 기금운용위에서 보다 깊이 있거나 활발한 논의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 회의록(2019년 4차 회의)을 보면 대체투자 집행 개선안이 상정됐던 실무평가위 회의 당시 전체 참석위원의 3분의 2만 논의에 참여했다. 이어진 기금위 회의에서도 위원장을 제외한 참석위원 13명 중 5명만 발언했는데, 오히려 국민연금이 국내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단순히 수익률만 볼 게 아니지 않은가 생각한다"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단순 전문성 부족 문제를 넘어 '수익성'이라는 최우선 운용원칙까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승희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의 제1소명은 국민의 노후자금 관리인 만큼 다른 어떤 부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투자전략 논의가 소홀히 되선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