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55)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10일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집권 3년차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핵심멤버이자 경제정책의 한 축인 ‘공정경제’를 이끌어야 하는 주무부처 수장이다.
충북 청주 출신인 조 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석사,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처음 강단에 선 그는 25년간 줄곧 학계에서 자리를 지켰다. 기업 지배구조가 그의 전문 분야다.
조 위원장은 2013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으며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턴 규제개혁위원회 경제분과 민간위원을 맡았다.
교수 재직 당시 학생들 사이에선 ‘원칙주의자이자 엄격한 선생님’으로 통했지만 ‘부드러운 리더십’을 지녔다는게 주변의 전언이다. 38년 ‘유리천장’을 뚫고 역사상 첫 여성 공정거래위원장이 된 배경이기도 하다. 리더로서 경험은 부족하지만 ‘경제 검찰’ 공정위를 원만하게 이끌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 위원장은 ‘재벌개혁’ 가속도를 최우선 과제로 부여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경제를 3대 경제정책 중 하나로 추진해왔지만 최근 들어 속도가 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그는 큰 방향에선 전임 위원장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추진했던 정책방향을 계승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조 위원장이 내세운 키워드는 ‘균형발전’라는 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27일 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유기적인 상생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시장 생태계가 더욱 진화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당장 이달부터 시험대에 서게 된다. 추석 연휴 직후부터 정기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정감사부터 법안 심사까지 넘어야 할 파고가 높다. 전자상거래법 일부 개정안부터 공정위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오랜 기간 계류 중이기 때문에 조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검찰과의 ‘기(氣) 싸움’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취임 때부터 ‘공정경제’를 강조하는 등 공정위의 권한을 넘보고 있다. 현재 발의돼 있는 법안에는 입찰담합·가격담합 등 경성담합에 한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검찰은 전속고발권 폐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부 조직과의 세력 다툼이 예정돼 있는 만큼 내부 조직을 다잡고 외부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조 위원장은 ‘김상조 아바타’라는 선입견을 떨치고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중요한 과제도 안고 있다. 가능성은 충분히 엿보인다. 그는 전임 위원장과 달리 ‘규제개혁’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다른 부처의 경쟁제한적 규제에 대해 시장구조 개선 의견을 내고 혁신성장과 관련된 규제 개선사항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본연의 기능을 살려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쟁을 촉진하는 성과를 얼마나 거둬낼지 국민들은 지켜 보고 있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