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경사노委, 2기 출범 추진도 험난
ILO 핵심협약 비준·공유경제 등 과제 산적
사회 구성원 이해관계 충돌 협력 ‘머나먼 길’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꺼저 버린 사회적 대화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문성현 위원장을 포함해 본위원회 위원 9명이 집단 사퇴하는 극약 처방을 내리면서 2기 사회적 대화 체제 구성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초래한 근로자위원 3명이 사퇴를 거부한 채 버티면서 바로 첫번째 장애물을 만났다. 사회적 대화 정상화가 가시밭길이 될 것임을 벌써부터 예고하는 대목이다.
29일 경사노위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6인 대표자회의에서 사회적 대화 정상화를 위해 본위원회 위원 17명 가운데 당연직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은 모두 사퇴하기로 했다. 위원들을 전부 교체한뒤 의결이 가능한 2기 경사노위 체제를 출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경사노위의 본위원회 위원은 본래 18명이지만,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현재 17명이다. 사임이 불가능한 당연직 위원 5명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다.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에 반대하는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위원 3명의 보이콧으로 지난 3월부터 최고 의결 기구인 본위원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이들 계층별 대표 3명의 불참으로 경사노위가 5개월 가까이 사실상 식물상태로 전락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같은 사태를 불러온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위원 3명은 사퇴를 거부했다. 문제는 이들을 해촉할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문 위원장은 “해촉과 관련한 규정은 없지만, 관례 등을 살펴보면 이처럼 엄중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위원을 위촉한 대통령께서 해촉할 수도 있다”며 “청와대에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3인에 대한 해촉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소수의 불참으로 인한 본위원회 운영 전면 중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반적인 제도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출범할 2기 경사노위의 앞길도 가시밭길일 가능성이 높다. 본위원회 보이콧 사태를 부른 3명을 끌어들이면서 사회적 대화 참여의 폭을 넓힌 것인데 이들을 해촉하고 배제한다면 ‘도로 노사정위원회’로 돌아가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끌어안고 가야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민주노총의 참여를 끌어낼지 여부도 변수다. 경사노위 위원이 모두 사퇴함에 따라 청와대가 위원 전원을 물갈이할지, 일부를 재위촉할지는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탄력근로제, ILO 핵심협약 비준, 국민여금 개혁, 공유경제 등 얽히고 설킨 주요 경제, 사회 현안을 해결하려면 사회적 대탸협이 절실하다”며 “떨어지는 잠재 성장률, 일본의 수입규제 등 어려운 대내외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회 구성원들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