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0만명→ 현재 180만명…44% 불어나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60대가 취업자 증가 주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초단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수와 비율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공공 일자리가 양산된 결과다. '쪼개기 고용'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 부담에 대응하는 사업주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 17시간 미만 근로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만9000명 증가한 18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198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다. 전체 취업자 대비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 또한 6.6%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6월 126만2000명에 불과했던 초단시간 근로자 수는 2년새 무려 44%가량 불어났다.

정부의 단기 공공일자리 사업이 초단시간 근로자를 양산해 냈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주 17시간 미만 근로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노인이다. 이어 15~29세 청년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통계의 착시현상이자 세금 일자리의 그림자인 셈이다.

실제로 취업자 수 증가를 주도한 업종은 공공 일자리로 분류되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2만5000명), 숙박·음식점업(6만6000명) 등이었다. 반면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6만6000명), 금융·보험업(-5만1000명)에서 감소했다. 특히 금융보험업 취업자는 올해 들어 감소 흐름을 보였으며 시중은행의 점포 및 임직원 축소 계획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연령별로 살펴봐도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37만2000명)이 가장 컸다. 이어 50대(12만7000명)가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만 해도 20만명대 중반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30만명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50만개였던 노인일자리가 올해 60만개로 10만개 늘면서 60세 이상 취업자도 그만큼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오랜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3일 노인 일자리 80만개 제공 달성 시점을 2022년에서 2021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못 박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쪼개기 고용’도 영향을 미쳤다. 주 15시간 이상 일을 하게 되면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주는 여러 명을 동시에 고용해 짧은 시간 일하도록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계 소득 증대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역설적으로 취약계층의 가계 사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기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으면서도 추가적으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의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간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수는 77만9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대치다. 이들은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임시직·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재취업 또는 추가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동시에 1주일에 1시간 이상 일하기 때문에 취업자로 분류된다.

사람들이 체감하는 확장실업률도 11.9%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확장실업률은 취업을 준비하거나 불완전한 고용 상태에 있는 사람까지 실업자로 간주해 산출한 체감실업률을 뜻한다. 결국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일할 공공일자리가 늘어났지만 정규 일자리는 아니기 때문에 실제 체감하는 고용상황은 역대 최악에 치달았다는 의미다.

정부는 단시간 일자리를 '나쁜 일자리'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이에 대해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모든 단시간 일자리 알바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한 비율이 산림 지킴이 등 억지로 만들어 낸 부분"이라며 "정부가 100개 일자리를 만들면 민간에서 150개가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복지 차원이라면 차라리 현금을 지급하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