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위임 선별적으로 해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한 자산운용사 대다수가 올해 주요 기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원 선임을 두고 국민연금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경제개혁연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자산운용사 25곳의 올해 3월 정기주총 의결권 행사 공시내용을 분석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이사ㆍ감사ㆍ감사위원 등 임원 선임 안건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한 후보를 같이 반대한 비율은 35.9%로 집계됐다.

경제개혁연대는 “기관투자자들이 모두 국민연금과 동일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연금의 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며 “국민연금과 위탁운용사의 의결권행사가 다른 방향으로 이뤄진다면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단체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익 침해’를 이유로 반대한 임원 후보 10명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이 반대표를 행사한 비율은 전체 의결권 95건 가운데 15건으로 15.8%에 그쳤다는 점을 주목했다. 경제개혁연대는 “10명 모두 재벌 기업집단 총수이거나 계열사 임원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재벌에 약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케미칼과 롯데칠성음료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사선임 안건에는 9개사 중 6개사가 찬성한 반면 대한항공의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사선임 안건에는 6개사 중 4개사가 반대했다”며 “조 후보의 경우 정치권까지 관심을 갖는 등 논란이 됐기 때문에 반대가 더 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자산운용사들조차도 수탁자책임 활동의 원칙과 기준에 따라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국민연금이 만약 의결권행사를 운용사에 위임한다면 매우 선별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탁자책임 활동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 여부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의결권행사 내역까지 철저히 평가해 위임 여부를 결정해야하고 부당한 의결권 행사가 이뤄진 경우에는 이에 대한 사후 관리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