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등쌀에 ‘개원연기’ 동참한 유치원 일부 정상개학 -학부모, “개원연기도 쇼였냐…우리아이 유치원, 한유총 탈퇴 하길”
[헤럴드경제=김유진ㆍ성기윤 기자] “이랬다 저랬다…우리집 꼬맹이한테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지. 어른들이 부끄럽네요”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4일부터 개학 연기를 강행했다. 교육당국이 3일 개학 연기 때 강제해산하고 한유총 설립허가를 취소하겠다며 초강수를 두면서 예상보다 개학 연기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주말 동안 ‘보육대란‘을 겪으며 맘을 졸였던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당초 월요일로 예정됐던 개학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던 서울 시내 유치원 중 다수가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서울 도봉구의 청아유치원, 한별유치원, 노원구의 동화나라 유치원, 한울유치원 등은 3일 오후 6시 교육부 발표 때와 달리 정상 개학했다. 한 유치원 관계자는 “전날 노원ㆍ도봉 지역에서는 개원연기를 철회하는 것으로 입장이 모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개원을 무기한 연기하고 자체돌봄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던 유치원들도 일부는 입장을 바꿨다. 교육부는 원암유치원은 전날 오후 6시까지 입학일을 무기한 연기하고 돌봄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했으나 입장을 바꿔 개학연기를 철회했다. 한때 수암초등학교, 상계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돼 있었지만 원암유치원이 정상 개학하면서 취소됐다.
입학날짜를 놓고 유치원들과 교육당국의 발표가 오락가락하자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익명의 한울 유치원 학부모는 “2일에 개학 연기한다는 문자가 오더니 3일 오후에 갑자기 정상 개학한다는 문자가 와 황당했다”며 “월요일에 출근해야하는 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을 한유총에 가입된 유치원에 보냈구나 알게 돼 실망했다. 이젠 다른 유치원으로 보내고 싶다는 엄마들 원성이 자자하다. 인터넷 분노가 현장 반응 그자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는 “결국 개원연기 한다는 것도 한유총이 유치원 쥐어짜서 만든 쇼였다니 어이없다. 주말동안 이랬다저랬다 맘졸였는데 아이들 볼모로 잡고 뭐하는 짓인가 싶다”며 “다시 한번 파업 운운하면 엄마들이 나서 보이콧해서 혼쭐을 내줘야한다. 애들은 무슨 죄고, 밑에서 일하는 힘없는 선생님들은 또 무슨 죄냐”고 토로했다.
각 지역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비난이 잇따랐다. 경기 용인지역 학부모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치원이 한유총 가입한지 일주일왰다며 오늘 차량 지원을 못할 거라고 얘기할 때 배신감이 폭발했다”며 “그래도 쉽게 원을 그만두겠다고 못하는 내 자신이 답답했는데, 결국엔 한유총 탈퇴를 결정해 다행”이라는 반응도 올라왔다.
전날 경기 용인지역에서는 개학 연기를 규탄하는 학부모 집회도 열렸다. 원미선 용인교육시민포럼 대표는 “용인 지역엔 개학 연기한 사립유치원이 밀집돼 있어 학부모들이 더욱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주말에 날벼락 같이 일어난 사태에 더이상 한유총을 보고 있을 수 없어 집회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분노는 한유총 지도부와 지역 지회가 일선 사립유치원에 개학 연기를 강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교육부가 3일 공개한 한유총의 문자메시지에는 “혼자 살겠다고 단체를 배신할 때 배신의 대가가 얼마나 쓴지 알게 될 겁니다”, “차례로 미참여 유치원 방문합니다. 참여 유치원 아이들이 빠져서 미참여 유치원으로 간다는 정보가 있습니다”라는 내용 등이 쓰여있었다.
교육부는 해당 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형법상 강요죄나 협박죄가 성립하는지도 법률 자문을 거쳐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편 한유총은 이번 개학연기를 두고 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유총은 “내부 법률 검토 결과 사립유치원 운영위는 자문기구일 뿐 개학 여부는 운영자 재량 사항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 새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어서다. 반면 정부는 올해 에듀파인을 적용받는 재원 200명 이상 유치원 중 개학연기에 동참한 유치원이 상당수인 점에 비춰 개학연기를 사실상의 에듀파인 도입 거부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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