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3월 이사회서 추진 그룹·재계 전반 확대 가능성

현대차그룹이 사외이사를 포함한 모든 등기임원에게 이사회 소집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사실상 이사회 의장이나 대표이사가 독점했던 이사회 소집권한을 모든 이사에 동등하게 부여하는 것이다.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주요 10대 그룹 상장사 중 최초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소집 권한을 기존 이사회 의장에서 ‘각 이사’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한다. 이사회가 정한 이사가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지만, 이사회가 소집권자를 정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사실상 개별 이사의 권한확대로 볼 수 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3월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제를 도입, 공모 과정을 통해 길재욱 한양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관변경이 확정되면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주주추천 이사도 대표이사 등과 동등하게 이사회 소집권한에 접근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이사회의 유연한 운용을 위한 소집권 확대 차원”이라며 “이를 통해 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통로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총 92개사) 이사회 소집권 정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모든 이사에 동일하게 소집권을 부여하고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25개사는 이사회 의장에게 소집권을 부여하고 있고, 14개사는 의장 혹은 대표이사를 소집권자로 명시했다. 52개사는 의장ㆍ 대표이사 외에 ‘이사회가 선정한 이사’를 소집권자에 포함시키고 있다. SK그룹 아이리버, LG그룹 실리콘웍스 등은 이사가 소집권자인 대표이사ㆍ의장에게 요구하는 형태만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시도는 상법과 달랐던 비정상적 현실을 정상화시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사회 소집권을 다룬 상법 제390조에는 ‘이사회는 각 이사가 소집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법 조항을 좁게 해석, 대표이사나 의장 등에게만 소집권을 부여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전반으로의 확산이 유력하다.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그룹 주주친화정책의 ‘테스트배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주주추천 사외이사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가 그룹 내 최초로 도입한 이후 올해 3월 현대차가 도입한다. 기아차나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도 기존 사외이사 임기 종료에 맞춰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상장사협의회도 최근 표준정관을 변경, 이사회 소집권을 ‘각 이사’로 명시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그룹 계열사도 올해 정관 변경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상수 기자/


=김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