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인들 과중한 업무로 사망 -보건의료노동자 절반 “업무량 과도” -병원의사협의회 “근로시간 준수” 주문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최근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과 가천대 길병원 전공의가 사망하면서 보건의료인들의 과중한 업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 둘 모두 과로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윤 센터장은 생전에 SNS에 “오늘은 몸 3개, 머리가 2개였어야 했다, 내일은 몇 개가 필요할까”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응급 의료현장의 많은 업무량을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한국의 의료인들은 실제 근무시간보다 하루 평균 90분 정도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해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건의료노동자의 50.5%는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하루 평균 연장근무 시간은 95.11분으로 조사됐다.

이런 연장근무의 원인으로는 보건의료 인력의 부족이 지목됐다. 응답자의 81%가 ‘인력이 부족했다’고 답했다. 보건의료인들은 이런 인력문제로 인해 노동강도가 심해지면서 건강이 나빠지고 과로로 인한 사고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답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개정된 주 52시간 상한제도에 보건업은 제외돼 노동시간 특례가 여전히 유지 중”이라며 “의사 인력의 부족으로 시작돼 병원 전반의 인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은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보건업은 노사 합의에 의해 주 52시간 근무를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특례업종으로 분류됐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들은 하루 평균 10시간 30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레지던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지난해 전공의 12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2%가 1주일에 80시간 넘게 일한다고 답했다. 유급휴가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30%에 달했다. 이번에 숨진 가천대 길병원 전공의 역시 사망 전 24시간 연속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의료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응급의료를 비롯한 필수의료 영역은 충분한 지원과 비용 지불이 선행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다”며 “ 전공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와 보건의료인들이 법정 근로시간을 반드시 지키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