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안타까운 죽음 없어야…일하는 국회 보여달라”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설을 앞두고 국회 앞에서 60대 남성이 분신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법인 택시 기사가 국회 인근 도로에서 분신을 한지 두달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는 ‘적폐 국회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전단지를 뿌리며 국회에 경고를 날렸다. 국회 앞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연이어 발생한 것에 대해 시민들은 “올해는 더이상 안타까운 죽음이 없도록 국회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일 경찰에 따르면 1일 오전 8시54분께 이모(64) 씨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내 잔디광장에서 분신을 시도했다.그가 타고 있던 흰색 옵티마 차량 트렁크에는 휴대용 부탄가스 25개 발견됐고 이 중 7개가 폭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몸에 전신 화상 3도를 입은 이 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담당 의사에 따르면 생명에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분신을 시도 하기 전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을 적은 전단지를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단지에는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수많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며 국가를 침몰 시키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다’, ‘촛불연대와 태극기 부대는 반목하기 보다 무엇이 진정한 애국애족의 길인지 모색해야 한다’, ‘적폐국회 바로 세워서 대한민국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차 안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0장의 전단지가 발견됐다.
국회에서 분신을 시도한 일은 두달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도 50대 법인택시 기사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항의하며 국회 인근 도로에서 분신해 숨졌다. 최 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경비대 앞 국회대로에서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중상을 입은 최씨는 주변에 있던 경찰관과 소방관 등의 구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오후 2시49분 결국 숨졌다. 최 씨는 국회를 찾기 전 지인에게 “사는 게 너무 힘들다. 여의도 앞에서 분신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국회 앞 분신 시도에 대해 시민들은 그만큼 민심이 흉흉하다는 의미라며 안타까워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만난 직장인 유모(42) 씨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해 벌어진 일일 것”이라며 “국민을 대신한다는 국회가 요즘 하는 일이 무엇인가. 왜 그들이 국회 앞으로 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국회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등포역에서 만난 청소노동자 김모(56) 씨는 “국회가 정신을 차려야 대한민국이 달라진다고 쓴 전단지를 봤다. 속이 시원했다”며 “근데 과연 오랜 적폐를 보인 그들이 쉽게 달라지겠느냐”고 꼬집었다. 더이상의 비극이 없도록 국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서울 종로구의 대학생 전모(23) 씨는 “목숨을 걸면서까지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잘 살게 해달라는 것 같다. 올해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서 제대로 일하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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