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주 주가 일제히 미끄럼 새해들어 기관 매도세 전환 KCGI 이사선임 어려워질 듯
한진칼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올 3월 주총에서 주주간 표대결이 유력한 상황에서 지난 연말로 의결권의 확정됐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주 전반이 하락세다.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주주경영 기대가 그 동안 한진그룹주를 지탱한 주요한 재료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7일부터 15거래일 연속 한진칼 주식을 순매수했던 기관투자가는 새해 첫 날인 2일 순매도로 전환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연기금을 비롯한 보험, 투신 등 기관투자가의 한진칼 대규모 순매수는 2019년 권리주주 확정에 동참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올해 주총에서 표대결 가능성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에 베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KCGI는 지난해 11월 특수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9%를 매입하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28.93%)에 이어 2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지난 달 26일에 지분 1.81%를 추가 확보하면서 10.81%까지 확대했다. KCGI는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회사다.앞서 KCGI는 한진칼의 경영권을 장악할 의도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증권업계는 올해 주총에서 KCGI가 이사진 교체를 시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진칼 주총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지분 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의결권 행사지침)를 도입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기업 지배구조와 배당정책 등에 대해 점차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공적 기관인 만큼 사모펀드의 의견에 무조건 동조하기 어렵다”며 “한진칼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 기대심리에 상승했지만 오너 일가 또한 백기사를 찾아 방어를 꾀할 수 있어 향후 흐름은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CGI의 의결권 우세가 어렵게 되면 조양호 회장 측의 가장 약한 고리는 감사다. 한진칼은 6명의 이사 중 석태수 대표이사를 비롯해 조현덕 사외이사, 김종준 사외이사의 임기가 3월 17일 끝난다. 윤종호 상근감사의 임기 역시 같은 날 만료된다.
한진칼은 지난 달 5일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자금 조달,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단기차입금을 1600억원 늘리기로 했다. 이로써 한진칼 자산총액은 2조원을 넘게 됐고,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상근감사 대신, 대주주 의결권 제한 없이 뽑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꾸릴 수 있게 됐다. KCGI로서는 카드가 하나 사라진 셈이다.
김현일 기자/joz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