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硏 발달장애인 보고서 분석 40% “낮에도 사회생활 없이 집” 대부분 비자발적 외부와의 단절
독립 관심있지만 홀로서기 못해 “돌봄체계 강화…고립감 덜어줘야”
“대한민국에 장애인이 잘 안 보인다고 하죠? 없어서가 아니에요. 이들이 집 밖을 나오지 못해서 그래요. 나갈 곳도 없고, 나갈 때마다 손가락질을 받으니 아이도 집 밖을 꺼려하고….” (서울 송파구에 사는 20대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50대 직장인)
서울에 사는 발달장애인 중 40%가 낮에도 사회활동 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비자발적으로 외부와 단절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서울연구원이 펴낸 ‘성인발달장애인 인생전환기에 대응해 서울시, 지역사회 돌봄체계 구축 필요’에 따르면, 발달장애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포함한 장애로 이렇다할 발생원인과 치료방법이 없다. 같은 또래보다 신체ㆍ정신적 발달 정도가 낮아 평생 보호가 필요하다.
지난해 초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장애인 36만535명 중 발달장애인은 3만1826명이며, 비율은 8.1% 수준이다. 성별은 남성 65.6%(2만906명), 여성 34.3%(1만920명)이다. 5년전과 비교하면 장애인 수는 37만5532명에서 4.0%(1만4997명) 줄어든 반면, 발달장애인 수는 2만7903명에서 14.0%(3923명) 많아졌다. 장애인 중 발달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예외없이 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설문에 응한 발달장애인 1만4468명 중 39.9%(5776명)가 낮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고 답했다. 특히 40ㆍ50ㆍ60대 발달장애인은 2명 중 1명 이상꼴로 이 같은 응답을 하는 등 나이가 있을수록 외부 접촉과 단절되는 모습이다. 이어 직장 21.8%(3161명), 복지기관 19.9%(2879명), 교육기관 802명(5.5%) 순이었다.
낮 시간에 집에 있는 이유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와 ‘지역사회 내에 편하게 갈 곳이 없다’가 각각 19.2%(1062명), 18.8%(1037명)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다음 ‘일하고 싶은데 일할 곳이 없다’ 13.0%(718명), ‘복지기관이 받아주지 않는다’ 7.0%(386명), ‘복지기관 프로그램 비용이 부담된다’ 167명(3.0%) 등이 뒤따랐다. 대부분 비자발적 단절인 셈이다. 이 밖에 ‘대인 기피증이 있다’,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다’ 등 신체ㆍ정신적 불편함에 따른 이유도 거론됐다. ‘집이 좋다’, ‘개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 의견도 일부 확인됐다.
발달장애인이 원하는 지원은 소득보장이 23.4%(9196명, 중복응답 가능)로 가장 절실했다. 의료보장 16.5%(6497명), 고용보장 12.7%(4980명), 주거보장 12.4%(4895명) 등 목소리도 컸다. 이동성ㆍ접근성 보장 5.4%(2137명), 의사소통ㆍ정보접근 지원 3.9%(1550명) 등도 비중이 있는 편이었다.
발달장애인 중 약 10%가 독립ㆍ자립을 원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 발달장애인의 91.7%(1만3810명)가 가족ㆍ친인척과 일반주택에서 함께 산다. 공동생활가정 등 거주시설 3.5%(522명), 병원 1.0%(158명), 고시원 0.5%(72명) 등 순이었다. ‘홀로서기’에 나선 발달장애인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설문을 한 결과 가족ㆍ친인척과 같이 살고 싶다는 발달장애인은 78.6%(1만1457명)로 현실과 차이를 보였다. 독립ㆍ자립해 일반주택에 살기를 원하는 발달장애인은 10.1%(1476명)에 달했다.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지역 사회에서 돌봄 체계를 공고히 해 이들 고립감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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