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고용구조 특징과 과제’ 보고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여성 고용 부진이 우리나라 고용구조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 한국은행 내부에서 제기됐다. 출산 후 경력단절, 일ㆍ가정 병행 애로 등으로 고학력 남녀 고용격차가 주요국 최고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노동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악화되고 성장잠재력마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경제연구원 장근호 부연구위원은 4일 BOK경제연구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과 과제’ 보고서에서 현재 고용구조의 시급한 문제 중 하나로 여성 고용 부진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달리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남녀 고용률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대졸 이상 남녀 고용률 차이는 26%포인트로 OECD 최고 수준이다.
보고서는 고학력 여성의 고용 부진의 일차적 원인을 결혼ㆍ출산 이후 경력단절에서 찾았다. 미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남성과 큰 차이가 없으나 기혼 여성은 남성과의 차이가 무려 30%포인트 벌어지게 된다. 기혼여성 가운데 51.3%가 현재 취업하지 않는 경력단절 상태이며, 취업을 한 경우에도 절반 가까이(46.3%)가 과거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경력단절의 사유는 90% 이상이 임신ㆍ출산, 육아였다.
기혼여성이 경력단절에 처하는 근본적 원인은 여성들이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운 제도와 문화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여성 출산휴가 기간은 12.9주로 OECD 평균 18주에 비해 크게 낮고, 육아휴직기간 중 소득대체율은 28.5%로 OECD 평균 47.4%에 크게 못 미친다. 여성 중심의 가사ㆍ양육 문화도 여전하다. 초등학교 재학 이하의 자녀를 둔 15∼49세 기혼 가구의 평일 육아 분담시간을 보면, 여성은 5.6시간, 남성은 1.2시간으로 큰 차이가 났다. 맞벌이인 경우에도 여성이 4.3시간으로 남성(1.3시간)을 크게 웃돌았다.
더 큰 문제는 여성의 출산 후 경력단절을 초래하는 제도와 문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급격한 노동력 감소와 성장잠재력 저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해 지난해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만큼 여성 노동인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출산휴가, 육아휴직 지원 내실화, 보육시설 확충 등 제도적 보완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학력 중심으로 남녀 고용격차가 커 고학력 여성 인력의 노동시장 참가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보고서는 대학진학률, 국제 학업능력 평가(PISA) 점수 등 여러 분야에서 여성의 교육 성취도가 남성을 뛰어넘고 있다면서 “교육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거의 해소된 상황에서 여성 고용구조 상의 문제를 개선하고 고용격차를 해소해 나가지 않는다면 경제 전체적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은 악화되고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보고서는 여성 고용 부진 외에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문제로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청년실업 증가 ▷저생산성의 과도한 자영업 비중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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