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광주시, 대구, 여수 이어 세번째 인기 절정의 무등산 모노레일도 운행 재개 페허에서 뒤뚱거리며 새 마을 일군 펭귄어르신 나병 구제 최흥종, 항일음악가 정율성 새 조명 손을 그린 영화간판 아직 쓰는 광주극장 눈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빛고을 광주에 100년 문화, 예능, 사상, 지혜, 노래, 추억, 용기, 설움, 희망을 실은 시티투어 관광버스 출범했다. 우정과 교류, 공감과 ‘션샤인’의 상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광주광역시(시장 이용섭)와 함께 10월부터 문화예술 융합형 시내관광(시티투어)버스 사업인 ‘광주 100년 이야기 버스’를 운행한다.
이야기 시내관광(스토리 시티투어) 버스는 핵심 관광지의 주제를 설정하고 이야기와 연극, 음악 등을 융합시켜 도시의 브랜드와 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광주 100년 이야기 버스’는 지난해 ‘김광석 음악버스’, ‘여수 밤바다 낭만버스’에 이어 3번째이다.
‘광주 100년 이야기 버스’는 기독교의 근거지이자 독립운동의 중심지인 양림동과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이 펼쳐졌던 전남도청을 배경으로 ▷양림동 골목에 숨어있던 193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과 아픈 현대사를 간직한 1980년 광주 ▷문화중심도시를 꿈꾸는 2030년 광주를 연극과 노래 형식으로 보여준다.
버스에 오르면 매력적인 안내자 나비(이혜원 분)가 옷깃만 스쳐도 톡 하고 터질 것 같은 표정으로 손님을 기다린다. 때론 말괄량이 신여성으로 때론 이별을 아파하는 썸녀로 이 버스의 내비게이터가 되는 만능 예능인 나비(NAVI)는 전국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의 온갖 질문, 온갖 자극에 예능감으로 반응했다.
광주 남자의 싱거움과 의로움을 겸비한 청년 폴(FFOL, 박정진 분)은 빛의 숲은 찾는 청년(Find Forest of Light)이다. 어떨 땐 ‘풍각쟁이’ 모던보이로, 나라가 어려움에 빠졌을때 구국의 ‘미스터션샤인’으로 100년 광주의 희로애락을 알린다.
‘광주 100년 이야기 버스’를 탄 관광객들은 양림동에서 태어난 정율성 음악가와 김현승 시인, 최홍종 목사를 만난다. 또 ▷항일 투쟁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정율성 음악가의 고뇌와 아픔, 사랑 이야기 ▷커피와 가을이 떠오르는 김현승 시인의 작품, ‘가을의 기도’, ‘플라타너스’ 이야기 ▷독립운동과 한센병 환자 구호에 평생을 헌신한 광주의 아버지 최홍종 목사의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다. 또한 5.18 민주광장에서는 배우들과 함께 5월 민주항쟁의 의미와 민주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긴다.
‘광주 100년 이야기 버스’는 매주 금요일 야간 1회, 토요일 오전과 오후 각 1회 등, 총 3회 운영한다. 이용권은 1만 원이며, 공식 누리집(www.gjcitytour.com)을 통해 사전에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운영 경로는 송정역에서 출발해 광주종합버스터미널, 광주극장, 양림동(도보여행), 양동교회, 펭귄마을, 오월 광장 및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보여행)을 거쳐 다시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을 들른 후에 송정역에서 마무리한다.
‘빛 고을’ 광주가 두 팔을 활짝 벌렸다. 무등산이 잠시 열려 유네스코 지질공원 다운 면모를 다시한번 국민들에게 자랑하더니, 예술의 메카로 변신한 오월광장에 문화예술의 향기가 짙게 풍긴다.
무등산의 오랜 명물 모노레일이 운행을 재개했고, 펭귄마을의 뒤뚱뒤뚱 어르신도 서울사람 부산사람 멀리 강원도사람까지 미소로서 반긴다.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즐비한 ‘빛고을’의 션샤인을 전국의 벗들과 나누려는 의지가 분명해보인다.
문화, 예능, 사상, 지혜, 노래, 추억, 용기, 설움, 희망으로 아로새겨진 100년 이야기 버스를 만든 것도 이때문이다.
1933년 설립된 광주극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며 예술영화전용관이 되어 아직도 사람이 직접 그리는 초대형 그림을 내걸어 추억을 돋게 한다. 우묵배미의 사랑, 플래툰, 원스, 대합실의 여인, 쉐이프 오드 워터 등을 상영한다.
양림교회에서 성자 최흥종과 포사이드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1909년 4월 선교사 포사이드(W H Forsythe)와의 역사적인 만남이 계기가 되었다. 그는 영산포나루에서 추위에 떨며 피고름을 흘리는 나병환자에게 외투를 벗어 덮은뒤 나귀에 태우고 자신은 마부가 되는 포사이드의 헌신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나병환자 구제에 헌신했다. 소록도에 마리안느-마가렛이 있었다면 광주엔 최흥종과 포사이드가 있었다.
펭귄마을에 들어서면 1970~1980년대이다. 그때의 물품과 폐품으로 만든 예술작품을 감상한다. 빈집이 늘고 쓰레기가 쌓이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어르신들이 쓸 만한 것을 빼고 청소해 말끔한 마을로 바꾸었는데, 다리 힘이 없는 어르신들의 걸음걸이가 펭귄걸음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들의 정신에 예술가들이 감독해 재활용 예술의 메카로 키웠다.
펭귄마을 어귀의 소녀상은 할머니와 소녀 투샷이다. 지금의 자신이 힘겨웠을 10대 자신을 다독이는 모습이 가슴 찡하다. 두 팔 벌린 광주의 변신은 온 국민에게 어떤 느꺼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