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인터뷰

서구 모더니티 본질은 디자인 ‘바우하우스’는 모더니티의 성배 아시아·한국 전방에 세워 모더니티 새 담론 제시할 때

올 연사 중 ‘데얀 수직’은 디자인·건축분야 가장 훌륭한 이 시대 비평가중 한명 나에게도 배움의 기회…

[2018 헤럴드디자인포럼] 마리 관장 “헤럴드디자인포럼은 새로운 목소리를 조명하는 무대”

“헤럴드디자인포럼은 새로운 목소리를 조명하는 포럼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도시에서 포럼이 열려 자랑스럽고. 명망있는 연사들과 함께 강연 무대에 서게 돼 영광입니다. 강연 내용이 유튜브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제8회 헤럴드디자인포럼’에 연사로 참석하는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27일 서울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디자인포럼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는 9월15일 포럼의 무대를 여는 마리 관장은 ‘순수예술로서의 디자인?’(Design as Fine Arts? Design and the museum of the future)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서구 문화에서는 ‘응용미술’과 ‘순수미술’을 분리해 사고하는 데 반해 동양권, 특히 한국에서는 공예가 근·현대미술의 한 장르”라며 “서구 모더니티는 그 본질을 디자인에 두고 있으며 ‘바우하우스’는 전세계를 장악했던 모더니티의 성배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아시아와 한국을 전방에 세워 모더니티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리 관장은 헤럴드디자인포럼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런 담론의 생성과 확장을 이끌어내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마리 관장은 1966년 스페인 출신으로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철학과 교육학을 전공했다. 네덜란드 비테 데 비트(Witte de With) 현대미술센터 디렉터를 거쳐,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ACBA) 관장을 역임했다. 전 세계 큐레이터들의 수장인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CIMAM) 회장으로도 활동했으며,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스페인관 국가관 큐레이터를 맡기도 했다.

2015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 첫 외국인 수장으로 관장에 임명된 그는 국제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 근현대 미술의 동시대성을 발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학예실의 전문성 강화, 미술관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 등을 도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오는 12월 3년차 임기 만료를 앞둔 마리 관장은 최근 연임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미술계 이목이 집중된 상태이다. 그는 “국립현대미술관 규모의 기관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3년은 짧다. 시간과 수단, 예산, 우수한 기량의 숙련된 팀, 관장과 함께 움직이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깊이 있는 변화를 시작했다”며 “나는 미술관의 변화를 모색하고 기존의 여건을 개선해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명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 마리 관장은 “MMCA의 전시프로그램이 국제 미술전문가, 예술가, 비평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세계적 위상의 기타 미술 기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면서도 “행정 규정 다수가 미술관이 높이 비상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관은 수익을 창출해도 국유재산법상 이를 미술관에 재투자할 수 없으며, 미술관이 책임운영기관이지만 책임은 많고 재량은 적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직이나 인력에 대해 관장이 필요에 따라 변경하며 운용할 수가 없다. 세계적 미술관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행정적 규제를 타파해야 한다. 관료제적 운영방식으로는 학예적 창의성을 증진시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헤럴드디자인포럼을 통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강연 무대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헤럴드디자인포럼은 새로운 목소리를 조명하는 포럼입니다. 특히 올해 연사 중 데얀 수직(Deyan Sudjic)은 디자인·건축 분야의 가장 훌륭한 비평가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강연을 통해 배움의 기회를 얻고 초청 연사 분들과 나란히 강단에 설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우리 시대에 일어난 모든 혁신을 지켜본 열렬한 증인입니다. 포럼에 참여하는 청중들과 전문가 분들에게 나의 강연이 유익하기를 기대합니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