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평화 기운이 고조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대 분기점을 맞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계기가 마련될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안정ㆍ상향은 물론 그동안 한국을 고질적으로 괴롭혀왔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 한국 대외신인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잇따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가 종식되고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북한도 핵ㆍ미사일 실험중단 및 핵ㆍ경제건설 병진노선 폐기와 ‘경제건설 총력집중’을 선언하면서 남북경협의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한반도 정치지형의 변화와 함께 한반도 경제지도의 대전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기획재정부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그동안 남북한 긴장고조 등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방 위험으로 작용해왔지만, 이번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대외신인도의 획기적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경제부 장관이 20~22일(현지시간)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이들과의 면담에서 김 부총리는 남북관계 개선 등 최근의 진전사항을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주변국과 긴밀히 협조해 대응하겠다”며 이런 긍정적 요소들이 국가신용등급에 충분히 반영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기관들은 최근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예정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실질적 성과가 도출되는지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에 대한 큰 관심을 표명했다.
무디스와 S&P는 한국에 대해 세번째로 높은 Aa2 및 AA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각각 부여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받은 신용등급 가운데 역대 최고다. 무디스는 최근 한국경제 실사를 마친 상태로, 정상회담 결과가 평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계 신용평가사인 JCR은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안정,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의 완화 가능성, 견조한 경제 성장세, 재정ㆍ금융ㆍ대외 건전성 등을 고려”해 한국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단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향상될 경우 한국 금융기관들의 국제 차입금리가 하락하고 대(對)한국 투자여건이 개선되는 등 우리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제 펀더멘털이 우수함에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한국 기업이 저평가돼왔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며, 국내적으로 기업과 가계의 경제심리를 호전시켜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북한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분명해 결과를 낙관하긴 어렵지만, 이번에 획기적 진전이 이뤄질 경우 남북경협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잇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는 향후 1~2개월이 우리 경제에 운명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hj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