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기간 훈련 중단 고려” -유엔 휴전 결의 준수하고 北에 평화 제안 취지 -美 테러지원국 지정…北 도발 자제 호응 미지수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정부가 내년 2~3월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준수하는 동시에 북한의 올림픽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이 최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강도 높은 독자 제재를 발표하고 있어,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우리측의 평화 무드 제안을 받아들이고 올림픽 참여를 결심할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올림픽 기간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평화적 올림픽 개최와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옵션의 하나로 오래 전부터 고려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 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매년 봄 실시되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 훈련 기간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헤럴드경제DB]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헤럴드경제DB]

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카드는 유엔 휴전결의를 준수하는 동시에 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고, 북한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엔 총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우리 정부 주도로 초안을 작성한 ’올림픽의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이란 명칭의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를 채택했고 북한을 포함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관련국이 만장일치했다.

아울러 올림픽 기간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통해 북핵 문제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도 평가된다. 지난 9월 15일 이후 두 달 넘게 군사적 도발을 자제해온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할 확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구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올림픽 기간 남북한이 군사훈련을 중단해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평화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과 맞물리는 한미연합 키리졸브 훈련 중단을 한국과 미국 정부에 호소한 바 있다.

북한이 올림픽 기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하고, 미국이 북한을 9년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대화 국면이 무산되고 한반도 긴장 고조의 문턱에 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결정과 독자 제재 강화에 반발해 북한이 연내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그러나 아직 가능성을 배제하긴 이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에도 북한이 올림픽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북한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22일 관영 매체를 통해 비판하면서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 외곽기구인 아시아ㆍ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성명 등 격이 낮은 형식을 사용해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미 군사훈련 중단 문제는 지금까지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