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축구용품 브랜드들은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풋살화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인조잔디로 된 미니 축구장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인조잔디용 풋살화(터프화)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과거 풋살화 시장에서 아디다스를 따라올 자는 없었다. 1980~90년대, 아디다스는 삼바(Samba), 문디알(Mundial) 시리즈 등으로 축구화뿐만 아니라 풋살화 시장을 주름잡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후 풋살화 시장 자체는 축구화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풋살화는 풋살 선수들에게만 필요할 뿐 일반인들이 착용하는 일은 드물었다. 수요가 적어 축구용품 브랜드들을 구색을 갖추는 정도로만 여겨졌다.이 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킨 주인공은 나이키이다. 풋살 선수 이외에는 수요가 거의 없던 풋살화를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5대5 미니축구를 위한 신발’이라는 콘셉트로 출시한 것이다. 2010년 스트릿 풋볼(길거리 축구), 인도어(실내풋살용), 아웃도어(인조잔디용)를 아우르는 ‘나이키 파이브(NIKE5)’ 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이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 2013년 ‘FC247 컬렉션’을 선보였다.2015년 나이키는 축구화에 사용되었던 니트 소재를 풋살화에 접목한 ‘나이키 풋볼엑스(NIKE FOOTBALLX)’ 시리즈를 출시하며 또 한번 주목 받았다. 풋살화를 고급화하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쉽게 말하면 축구선수들이 착용하는 축구화의 갑피에 풋살용 아웃솔(Turf, Indoor)을 장착한 것이다.
아디다스 역시 과거 명성을 잇기 위해 꾸준히 새로운 풋살화를 선보여왔다. 2011년 지네딘 지단을 내세워 ‘아디파이브(adi5)’를, 2012년에는 미니축구용 풋살화를 세분화해 ‘프리풋볼(Freefootball)’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후 케이지(Cage), 테커즈(Tekkerz)등 다양한 풋살화 제품을 선보이던 아디다스는 올해부터 축구화 갑피에 풋살화 아웃솔을 사용한 ‘탱고(Tango)’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끈없는 축구화 기술을 풋살화에서도 느낄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9월에는 17년 전 축구화를 리메이크해 출시한 ‘프레데터 프리시즌(Predator Precision)’ 한정판에도 이례적으로 풋살용 아웃솔을 장착한 제품을 선보였다. 보통 한정판 축구화의 경우 천연잔디용 아웃솔인 ‘FG(Firm Ground)’를 장착하는게 일반적이다.
푸마도 미니축구용 풋살화 시장을 예의주시하다가 올해 5월 ‘365 이그나이트 넷핏(365 Ignite Netfit)이라는 새로운 컨셉의 풋살화를 출시했다. ‘넷핏’은 자유자재로 끈을 매어 효율적인 핏(Fit)을 제공하는 기술로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내년초에 출시될 새로운 푸마 축구화에 적용될 기술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를 한해 앞서 축구화가 아닌 풋살화에 적용해 출시한 것이다.이와 같이 외면받던 풋살화 시장이 축구장의 변화로 인해 점점 그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또한 축구용품 브랜드에서는 고급화 전략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과거처럼 풋살화를 ‘맨땅에서 착용하는 저가형 축구화’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글쓴이 이상현은 신발 아웃솔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 후, 현재 3D프린팅 맞춤인솔 전문회사인 ‘피츠인솔’에서 설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축구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개인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디자이너와 축구팬의 관점에서 축구화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