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은 경제정책 방향의 키워드인 ‘사람중심 경제’에 충실했다. 보건ㆍ복지ㆍ노동분야 예산에 역대 최대인 146조2000억원이 책정됐고, 교육 예산도 64조1000억원으로 총 12개 예산 분야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일자리에만 전년대비 2조1000억원 늘어난 19조2000억원이 투입돼 소득주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는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내년 전체 예산 429조원의 34%에 달하는 보건ㆍ복지ㆍ고용 예산은 올해 대비 12.9%나 증가했다. 분야별 재원 증가율 가운데 가장 높다.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집권 기간인 5년간 연 평균 9.8%씩 예산을 늘려 오는 2021년엔 188조4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부터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상징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누리과정 어린이집 국고지원 등 복지ㆍ교육 분야에 들어갈 재정은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일자리 정부’에 걸맞는 노동시장 재정투자도 총 지출 증가율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보수층으로부터 안보 불안을 지적받는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감안해 국방예산도 크게 늘었다. 이전 정부에서 연 4~5%대 증가율을 보였던 국방 예산은 문 대통령이 취임 초 약속한 7%대 증액이 이뤄졌다. 올해에 비해 2조8000억원 늘어난 43조1000억원이 책정된 국방예산은 대북 핵심전력 확대와 병 급여 단계적 인상에 쓰일 예정이다.
사회간접자본(SOC), 문화ㆍ체육ㆍ관광, 환경 분야는 삭감 칼바람을 맞았다. 특히 SOC예산은 올해에 비해 4조4000억원 깎인 17조7000억원으로 20%의 삭감율을 보였다.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5년간 SOC예산을 연 7.5% 씩 줄여나갈 계획이다. 환경, 문화, 산업 분야와 함께 성과가 부진한 일부 복지사업도 감축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일자리ㆍ복지 분야에 들어갈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강도높은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SOC는 고용 효과 등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상당히 큰데, 4조원 이상 줄여버리면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최근 주택 경기가 안 좋아지며 건설투자가 전기 대비 줄어드는 상황에서 SOC 쪽까지 줄이면 여러 면에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점을 덜 고려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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