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포비아 공포 계란 넘어서, 닭ㆍ생리대로 이동 -계란 유통도 86% 회복했지만…소비자 불안감은 여전 -편의점 계란 발주량 감소, 대형마트는 매출 감소세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사먹을 생각 없어요.”
주부 성모(47ㆍ경기도 남양주시) 씨는 ’살충제 계란‘ 여파 이후 마트 체류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구매하려는 가공 식품 뒷면에 쓰인 성분표를 꼼꼼히 읽는다. ‘계란(국내산)’, ‘난백’, ‘난황’, ‘계란분말’ 등 계란이 들어간 가공식품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제품들은 구매가 꺼려진다. 마트에서 만난 성 씨는 “계란이 없으면 참으로 먹을 게 없다는 것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계란 수급이 정상화되고 있다. 농림식품축산부가 발표한 전국의 계란 유통량은 ‘벨기에 살충제 계란’ 여파가 덮치기 전의 86%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계란을 외면했다. 일선 유통매장의 계란 코너도 마찬가지다. 현재 ‘가득 차거나 텅텅 비어있다’. 물건을 들여놔도 소비자들이 사먹지 않거나, 아예 물건을 들여놓지 않는 것이다.
편의점업계는 물건을 들여놓지 않는 분위기다. 일선 점주들이 계란 발주를 망설이면서 매장에서 계란이 사라지고 있다.
25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한 편의점 브랜드의 계란 발주량은 지난 15일 계란 파동이 터진 16~17일, 생란은 30.5%ㆍ가공란은 54.5% 감소했다. 이후에도 계란이 나가지 않으니 점주들은 계란을 들여놓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최근 편의점에서 만난 한 매장 점원은 “오전 6~7시께 급하게 아침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와서 계란을 많이 사들고 갔었는데, 요 며칠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대형마트 계란 코너는 가득차 있다. 빈 매대를 찾아보기 힘들다. 계란 앞이면 붐비던 소비자행렬도 끊겨서 일선 대형마트 계란코너는 한적함이 감돌고 있다. 그나마 계란코너를 방문한 소비자들도 , 계란을 집어들고선 유심히 겉 포장지에 적혀진 성분표시를 읽어보다가 이내 계란을 내려놓곤 한다. 계란 면적을 줄이고, 메추리알과 두부 등 대체상품으로 계란 매대 일부를 채운 매장들도 많다.
대형마트업계의 계란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살충제 계란 사태가 최초 보도된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이마트의 계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나온 통계자료들이 유의미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확실히 계란 판매량이 점포별로 눈에 띄게 줄었다”며 “‘계란이 안전하다’는 안심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대형마트 업계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소비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자취생 한상진(28ㆍ서울 동대문구) 씨는 “원래 비싸서 많이 먹지도 않았지만, 건강에도 나쁘다고 하니 한동안 안먹을 예정”이라면서 “가공식품에 들어간 계란을 끊을 수 없으니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 전수조사 과정에서 생겨난 실수와 다른 상품까지 번지고 있는 ‘케미포비아’가 계란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확산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문의전화는 잠잠해졌지만, 계란 매출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계란에 대한 소비자불안은 계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