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정부의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따라 법인세 인상이 현실화됐지만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법인세 인상은 소득 2000억원 이상의 ‘초(超)대기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정부 주도로 일단락됐지만 국회 처리라는 정치적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이번 세제개편으로 오른 법인세 최고세율 25%는 OECD 평균인 22.7%보다 높아진 수치다. 미국의 35%, 프랑스의 33.3%, 호주의 30%에 비해선 낮은 수치지만 OECD 전체국가 순위로 따지면 지난해 17위에서 10위로까지 7단계나 껑충뛰었다. 실제로 일본의 23.3%, 영국 20%, 독일 15%를 훌쩍 앞선다는 점에서 ‘기업 옥죄기’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법인세율 인상해도 대기업들의 세부담 여력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7일 참여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세제개편에 따른 기업의 추가 세부담액은 삼성전자의 경우 최대 9900억원, 현대차 3400~6700억원, SK 2000~4100억원 등이다. 이익잉여금의 0.5%에서 3.5%, 보유 현금액 대비 1%~7% 수준이라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한발 더 나가 참여연대는 이번 과세 대상 기업이 전체 법인 59만개 중 129개 그치며, 과세표준 2000억원 이하인 기업 중에서도 세부담여력이 충분한 기업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이와 반대로, 법인세율 인상은 단순한 세부담 증가로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는 물론이고 이를 계기로 생산시설을 아예 해외로 이전해 나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세율 3% 인상시 외국인 직접투자를 기준으로 29조3000억원의 자본 순유출이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에 따른 세수 감소 역시 최대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수를 늘리기 위해 올린 법인세율이 되레 세수 감소를 부르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인세 인상은 기업 뿐 아니라 그 부담이 소비자와 근로자에도 가중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인세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의 추가 인상 부담이 전가된다는 것이다. 한경련 지난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세율을 2%포인트 올리면 증가분의 32.8%를 소비자가, 16%는 근로자가 분담해야 한다. 기업이 부담할 51%를 뺀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
한 경제전문가는 “세수확보와 함께 공정과세 측면에서 대기업의 세부담을 늘리는 방향성은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급격한 인상과 일부 대기업에 쏠린 핀셋증세는 기업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세율 상승에 따른 세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이를 피하기 위한 기업분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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