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사상 첫 ‘19.7%’ 기록경신 가능성 2014년 기준 OECD 평균 25.1%엔 미달 ‘중부담-중복지’국 전환위해 증세 불가피 문재인 정부의 ‘부자증세’로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20% 안팎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최하위 수준이어서 증세론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세법개정으로 앞으로 5년간 연평균 5조5000억원의 증세효과가 발생해 이를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비교할 경우 0.3%포인트 정도의 조세부담률 증대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19.4%(잠정)를 기록한 것을 감안할 경우 다른 변수가 동일하더라도 조세부담률은 19.7%로 높아져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지난해 이후 나타나고 있는 세수 호조세가 지속될 경우 조세부담률은 사상 처음 20%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조세부담률은 국세와 지방세를 합한 총조세가 경상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국민들의 세부담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조세부담률은 정부의 조세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지만, 조세의 근거인 기업과 개인의 소득 등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서도 바뀐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1990년대 16%대를 유지하다 꾸준히 높아져 지난 2007년에는 19.6%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명박(MB) 정부의 부자감세로 2010년에는 17.9%로 떨어지기도 했으며, MB정부 말기인 2012년에는 18.7%로 다시 높아졌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2013년 17.9%로 낮아졌다 다시 증가세를 보여 2015년 18.5%, 지난해엔 19.4%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국세 수입이 사상 최대 규모인 24조7000억원(증가율 11.3%)이나 증가하면서 조세부담률이 한해 사이에 0.9%포인트나 높아졌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 GDP는 1637조4200억원으로, 정부의 올해(4.6%)와 내년도(4.5%) 경상성장률 전망치를 감안한 내년도 경상 GDP는 1789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이번 증세의 조세부담률 증대효과를 계산하면 0.3%포인트로 분석된다.

국세수입은 올 1~5월 누계 증가율(전년동기 실적대비)이 9.9%(11조2000억원)로 경상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웃돌아 자연증가만으로도 조세부담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물론 이번 증세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것은 2019년 이후이고 향후 경제상황이나 기업 및 개인의 소득 변화 등 변수가 있지만, 증세효과와 세수 자연증가 등이 겹쳐 조세부담률은 향후 20%를 웃돌 가능성이 많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OECD 평균은 25.1%(2014년 기준)에 달하며, 덴마크(49.5%), 스웨덴(33.6%), 핀란드(31.2%) 등 북유럽 국가들은 30%를 훌쩍 넘는다. 이탈리아(30.3%), 프랑스(28.6%), 오스트리아(28.2%), 캐나다(26.5%), 영국(26.0%) 등 서유럽 국가들도 2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조세부담률이 20%를 밑도는 국가는 멕시코(12.0%), 칠레(18.3%), 체코(18.6%) 등 남미와 동유럽 국가 및 일본(19.3%)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조세부담 수준에서 본다면 한국은 이번 증세에도 불구하고 ‘저부담-저복지’ 국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조세 부담 확대를 통해 복지와 사회안전망을 확충함으로써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전환하기 위한 사회적 컨센서스가 여전히 필요한 셈이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