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서 주식 현물출자 받아 ‘수리온 비리의혹’ 주가 급락 자본확충효과 반감...고민 커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최고경영자였던 최종구 행장의 금융위원장 영전에도 불구하고 수출입은행이 또 울상이다. 대우조선 지원으로 하락한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산은으로부터 받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때문이다. 감사원이 수리온 헬기의 방산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검찰도 수사에 들어가면서 KAI 주가가 폭락, 재무건전성 개선은 커녕 오히려 부담요인만 되고 있어서다.
수은은 2년에 걸쳐 산은으로부터 KAI 주식 총 1조 4670억원 어치를 현물출자로 받았다. 지난해 5월 말 STX조선해양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손실처리하면서 약 5000억원 어치를, 올해 6월 말에는 대우조선해양 2차 신규지원을 감행한 이후 약 1조 1000억원 어치를 받았다. 이제 수은은 산은을 제치고 KAI 지분 26.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산은으로부터 현물출자를 받은 이유는 수은이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지원을 도맡으면서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BIS 총자본비율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수치가 클수록 경영이 건전한 반면 낮을수록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은 작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은의 BIS(국제결제은행) 총자본비율은 10.77%로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10%)에 턱걸이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KAI 주식을 현물로 받으면서 올 3월 기준 BIS 총자본비율은 11.89%로 소폭 개선됐다.
그런데 수은 재무제표에 잡힌 KAI 주식 2600만주가 검찰 수사로 인해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은이 올해 받은 1조 1000억원 어치의 KAI 주식은 주당 5만7000원으로 평가됐고 취득시점 당시 주가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지 이틀만인 18일에 주당 가격은 5만원이 붕괴됐다. 현물출자를 받은 시점보다 주당 가격이 16% 가까이 하락했다.
산은과 달리 수은은 자체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할 역량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수은은 향후 주가 폭락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재평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수은 관계자는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매출의 급락 등 중대한 사건 발생 시에는 손실을 인식할 수도 있다”면서도 “아직 반기 가결산 자료도 받지 못한 상황이므로 손상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우 연구원은 “수리온은 KAI 매출의 21%를 차지해 실적추정에 결정적인 아이템으로, 투자자 상당수가 실적도약의 근거를 두었던 재료다”라며 “시장반응은 당분간 부정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AI의 현주가는 올 실적추정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9.4배에 달해 코스피 보다 3배 높다. 이익추정치가 하향되고 성장전망이 불투명해지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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