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발표보다 물량 절반 그쳐 소규모 제빵업체·식당용 납품 소비자 가격안정 실효성 의문

지난해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급등한 달걀값을 잡기 위해 수입한 태국산 달걀이 드디어 국내 출시된다. 다만 미국산 달걀과 달리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지 않아 달걀값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태국산 달걀 97만개 가량이 지난 2일과 3일에 걸쳐 부산항, 인천항 등을 통해 입항했다. 부산항 허치슨부두로 1개 컨테이너, 32만개 가량의 달걀이 지난 2일 오후 4시께 입항했고, 인천항엔 지난 3일엔 2개의 컨테이너, 65만개 가량의 태국산 달걀이 도착했다. 이에 태국산 달걀에 대한 현물검사가 곧바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검역용 샘플 2160개, 130㎏ 가량이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적은 있었으나 판매용 태국산 달걀이 수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정 차질로 논란이었던 태국산 달걀이 국내 출시되긴 했지만 물량부족 등으로 달걀값을 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일정 차질로 논란이었던 태국산 달걀이 국내 출시되긴 했지만 물량부족 등으로 달걀값을 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4일 검역시행장에서 현물 검사를 하고, 검역(최장 3일)과 위생검사(최장 18일)에 합격하면 유통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AI 여파로 달걀이 물량 부족사태를 겪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수입을 결정한 태국산 달걀의 경우 애초 지난달 최초 물량이 수입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지 수입업자가 연락을 끊고 돌연 잠적하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정부 역시 업체 측 말만 믿고 섣불리 태국산 달걀 수입 계획을 발표했다는 논란을 가중시킨 바 있다.

한편 태국산 달걀은 올해 초 수입된 미국산 달걀과 달리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태국산 달걀의 경우 정부가 운송료와 할당관세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태국산 달걀은 주로 소규모 제빵업체나 식당 등에 납품될 전망이다. 이에 치솟은 달걀값을 잡을 줄 알았던 태국산 달걀에 대한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지리적으로 가까운 태국산 달걀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달걀값이 안정될 것처럼 보였지만 예상했던 물량의 절반 가량도 못미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태국산 달걀의 유통마진을 포함한 최종 판매가는 30개 한 판에 4500∼6000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 판에 1만원 안팎까지 급등한 국산 달걀의 절반 수준 가격이다. 정부는 수입 계획 발표 당시와는 달리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농림식품부 관계자는 “태국산 달걀의 경우 운송료ㆍ할당관세 등 정부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입물량ㆍ일정 모두 민간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수입 일정 등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구민정 기자/korean.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