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고 역대 두번째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는 반도체의 힘이 컸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9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6조6800억원)보다 48.2% 늘어난 것이다.

사상 최고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부가 1분기 약 6.1조~6.2조원 영업이익을 달성해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스마트폰 2.1조원, 디스플레이 1.3조원, 가전 3000억 등 각 부분별로 고른 실적을 올렸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깜짝실적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반도체 생산에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지면서 공급 증가는 둔화하는데, 고성능 스마트폰·PC 등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고성능 노트북 등에 사용하는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의 호황이 큰 몫을 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지난달 31일 기준 64기가비트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3.56달러로 전달(3.25달러) 대비 9.54% 상승했다. 1월 9.56%, 2월 9.06%에 이어 3개월 연속 9%대 오름세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낸드플래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제조사들이 2D에서 3D로 공정을 전환하면서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D램 역시 공급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 하락 요인인) 공급 증가는 둔화할 것이고, 수요는 계속 증가해 2018∼2019년까지 호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의 공급이 늘어나려면 경쟁사의 도발이나 수요가 증가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도 13조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체의 호황은 이번 1분기뿐 아니라 앞으로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천억 달러를 돌파, 작년800억 달러에서 25%가량 성장하는 등 기록적인 매출을 이룰 것”이라며 “”주요 공급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올해도 수익성은 더 오르고 내년까지 매출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IHS마킷은 ”시장은 내년에 정점에 달하고, 중국 반도체 업체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2019년부터는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작년 4분기를 기준으로 삼성전자(35.1%)가 1위에 올랐고 도시바(17.4%), 웨스턴디지털(15.7%), 마이크론(12.3%), SK하이닉스(10.3%) 등의 순이다.

이에 따라 올 전체적인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매출액은 230조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49조원으로 각각 올려잡는다”고 말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보다 각각 14%, 68% 증가한 수준이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26조9000억원, 디스플레이(DP) 6조6000억원, IT모바일(IM) 13조 1000억원, 소비자가전(CE) 2조원 등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서버용 3D 낸드와 유기발광다이오드(OELD) 패널에서 독보적 성과를 이뤄내 경쟁사 추격 시도에도 칼자루는 삼성이 쥔 격”이라며 “선제적 이익 실현보다 실적 개선세를 즐기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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