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V is coming. 친환경 자동차(Eco-friendly Vehicle)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슈퍼리치 EV는 미래 세상을 더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등 친환경차 투자ㆍ개발에 나선 부호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SUPERICH=민상식 기자] 지난달 1일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가 회사명에서 ‘모터스’를 떼고 ‘테슬라’(Tesla)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단순한 회사명 변경이 아닌 중요한 의미가 담긴 변화입니다. 전기차 제조사에서 에너지 회사로 확장하려는 의도입니다. 실제 테슬라는 전기차 외에도 태양광 패널과 주택ㆍ상업용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핵심부품 중 하나인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파나소닉과 함께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도 미국 네바다 주에 건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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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에너지기업으로 변화 중인 테슬라는 최근 또 한번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고 속도가 느린 전기차에서 고성능ㆍ고급형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낸 테슬라는 이제 내연기관차와의 직접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바로 휘발유 값이 낮은 산유국에 순수 전기차를 팔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는 도전입니다. 전기차는 보통 비싼 휘발유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유지비용을 이유로 구매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입니다.

엘론 머스크(Elon Muskㆍ45)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서밋에 참석해, 테슬라가 중동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올해 9월까지 UAE 두바이에 걸프지역 총괄 본부와 서비스센터를 설립하고, 내년에는 UAE 아부다비에도 네트워크를 세울 계획입니다.

이런 발표를 두고 휘발유 가격이 저렴한 중동의 고객들이 과연 테슬라의 전기차를 선택할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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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머스크 CEO는 중동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최근 상승하고 있는 중동의 휘발유 가격을 들 수 있습니다. 걸프 지역 정부가 저유가 여파로 정부 재정지출을 줄이려고 2015년부터 속속 연료 보조금을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걸프 지역 6개 산유국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38센트(약 433원)입니다.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 ℓ당 평균 1510원의 30% 수준에 불과하지만, 과거 산유국의 연료보조금 제공 시절과 비교하면 우리 돈으로 ℓ당 100원 정도 급등한 가격입니다.

걸프 지역의 휘발유 판매가가 비싸진 반면, 전기요금은 유럽 등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이 지역에는 생산량이 많은 천연가스를 활용한 화력발전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머스크 CEO는 전기차의 유지비용 및 테슬라의 첨단 이미지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면, 산유국에서도 고성능 전기차가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머스크 CEO는 “걸프 지역에서 세단형 차량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는 데 25∼30달러가 드는 반면, 같은 주행거리의 전기차 충전은 10달러 수준”이라며 “전기차는 휘발유차보다 부품이 간단해 유지비용도 저렴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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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지역 정부가 점차 전기차 지원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점도 테슬라에게 호재입니다. 두바이의 경우에는 2030년까지 개인 운송수단의 25%를 자율 주행방식의 전기차로 바꾸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 테슬라의 중동 진출 선언 직후인 지난달 14일 두바이 도로교통청(RTA)은 자율 주행기능이 탑재된 테슬라의 세단형 모델S와 스포츠활용차(SUV) 모델X 등 총 200대를 택시로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테슬라가 겨냥하는 중동 지역의 자사 고객층은 부유층입니다. 대표적인 고급 자동차 격전지인 중동에서 슈퍼카와 고급 SUV 등 고급차 여러 대를 보유하고 있는 부호들이 뛰어난 퍼포먼스와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춘 테슬라 차량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우선 UAE에서 온라인으로 모델S와 모델X의 주문을 온라인으로 받은 후에 올해 여름쯤 고객에게 인도할 계획입니다. 가격은 모델S가 27만5000디르함(약 8500만원), 모델X가 34만4000디르함(1억70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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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중동 진출은 올해 하반기 자사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 출시를 앞두고, 내연기관차에 대한 과감한 선제공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모델3는 테슬라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개발한 첫 보급형 전기차입니다. 모델3는 1회 충전 주행거리(항속거리)가 346㎞로 일반 전기차의 두 배에 달하며, 제로백(시속 100㎞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6초로 내연기관차에 밀리지 않습니다.

또 최저가 기본 모델을 사도 획기적인 안전성이 기대되는 오토파일럿(자율운행)과 슈퍼차징(급속충전) 기능이 탑재돼 있지만, 가격은 대당 3만5000달러(약 4000만원)로 일반 중형차 수준입니다. 시제품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에서 30만대 이상의 선주문을 받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달 중순부터 테슬라의 모델S 등의 판매를 시작하지만, 역시 가장 큰 관심은 모델3 입니다. 테슬라코리아는 오는 15일 경기 하남의 스타필드하남, 17일엔 서울 청담동에 각각 전시장을 열고 본격 판매에 나섭니다. 모델S는 1억이 넘는 가격에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당장 국내 시장의 판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그러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저가 보급형인 모델 3가 들어오면, 국내에서도 인기몰이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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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에 총 2만2200대를 판매해 창사 이래 2번째로 많은 판매 실적을 올린 테슬라는 올해 하반기 모델3 출시로 생산대수를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8만4000대를 생산한 테슬라는 내년에는 모델3를 앞장세워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머스크 CEO는 모델3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테슬라의 존재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테슬라는 지구환경과 인류에게 덜 해로운 연료를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했습니다.

기업이윤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도 친환경 기술을 사용해 환경파괴를 줄이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미입니다. 산유국에서의 전기차 판매와 모델3가 성공적으로 데뷔하면, 테슬라는 또 다시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됩니다. 전기차와 친환경의 시대를 앞두고 테슬라가 다시 한발 앞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