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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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내 영화 인생 TOP5 안에 드는 작품이에요” 배우 이병헌은 최근 자신의 ‘인생영화’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났다. 바로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다. 극중 이병헌은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증권사 지점장 강재훈 역을 맡았다. 영화는 부실채권 사건으로 삶의 모든 것을 잃은 뒤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나는 재훈의 시선을 따라 흘러간다. “많은 분들이 ‘싱글라이더’를 보고 감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장르의 특성상 여러 사람을 끌 수 있는 영화는 아닐 수도 있고 어떤 분들에게는 손에 꼽는 인생영화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이 영화가 그런 것처럼.”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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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글라이더’, 누군가에게는 인생영화 될 작품” 이병헌의 마음을 흔든 건 시나리오였다. 심지어 그는 이 시나리오를 보고 ‘운명’이라고 말 할 정도였다. 대체 수많은 시나리오 중 어떤 부분이 그의 마음을 매료시켰던 걸까. “이 영화에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만약 똑같은 상황이 주어지면 또 ‘싱글라이더’를 택했을 거예요. 아무래도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감성, 정서가 제 마음을 흔든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도 확실했고, 완성도도 뛰어났어요. 잘 만들어진 문학작품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맞을 것 같아요” 그가 맡은 강재훈은 최근 그가 선보였던 캐릭터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앞서 ‘마스터’의 사기꾼 진회장, ‘내부자들’의 정치깡패 안상구 그리고 ‘밀정’ ‘매그니피센트7’ 등 강력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싱글라이더’는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을 뛰어 넘는 그의 감성연기를 볼 수 있는 반가운 작품이다. “아무래도 감성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나 봐요. 장르적으로 한쪽으로 쏠려 있었잖아요. 막연히 ‘범죄오락액션 장르가 많은가보다’라고만 생각하고 영화를 찍다가 ‘싱글라이더’ 시나리오를 받는 순간 ‘아! 내가 원래 이런 걸 좋아했었지’라고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특별히 선호하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섬세한 감성을 다루는 영화들을 선호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해요.”

■인간 이병헌, 그리고 배우 이병헌 이병헌은 ‘내부자들’의 안상구, ‘마스터’의 진현필 같은 캐릭터보다 ‘싱글라이더’의 재훈을 연기하는 것에 훨씬 편안함을 느꼈다.“배우로 살았던 시간이 더 길었지만 내 안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배우 이병헌이고 또 하나는 아주 평범한 이병헌이죠. 그런 측면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강재훈이라는 인물에 대한 상황과 감정이입을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가장과 엄마·와이프 그리고 청년 등 모든 사람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이자 삶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죠.” 실제로 이번 영화를 통해 그는 극중 재훈처럼 잊고 살았던 것, 그리고 놓쳐 버린 것에 대해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최근 배우로서 쉼 없는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문득 연기에서 중요한 것을 잊고 있을 때가 있다고 했다. “순간순간 생각하는 지점이 있죠. 계속 일을 하다 보면 내 몸에 익숙해진 것을 그냥 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에 몸을 한 번 털어버리려고 하는 스타일이에요. 몸부림을 좀 치죠. 익숙한 것을 마치 처음처럼 리프레시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그것도 생각이죠. 책상에서 공부하다 스트레칭하고, 창문열고 차가운 공기를 맡고 다시 책상에 앉는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번 영화는 배우 이병헌 보다 가장으로서 이병헌의 모습과 더 맞닿아 있었다.“서울에 있는 동안은 웬만하면 집에 잠깐이라도 들어갔다가 나오는 식이에요. 강남에서 촬영이 있으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집과 촬영장을 들락날락하죠. 그렇게라고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주어진 상황에서 해결법을 찾은 거죠. 가장 좋은 건 긴 시간을 가지고 식사도 하고 놀러가고 싶은데... 정작 이 영화를 찍는 한 달 간 제 아들의 재롱을 보면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못 찾은 것 같아 아쉽네요. 작품을 안 하고 긴 시간 놀게 되면 원 없이 아들과 놀 수 있겠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