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오포럼, 선밸리컨퍼런스 등 이부회장과 삼성 글로벌 인맥 강화활동 올스톱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그룹의 전략적인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시장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적인 이익관계를 강화하는 책임을 도맡고 있다.”

매년 3월 열리는 보아오포럼이 주요 이사진인 이 부회장을 소개한 대목이다.

보아오포럼에는 중국 총리 등 10여개국 정상, 각국 정부 고위관계자, 200여개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진 등 60개국 2000여명 넘는 인사가 참석한다.

중국 정ㆍ재계를 대표하는 포럼인만큼 이사진 소개란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중국의 시각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영어의 몸이 되면서 당분간 글로벌비즈니스에 나설수 없다. 총수가 발이 묶이면서 삼성의 글로벌 비지니스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현실화됐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다음달말 중국 하이난 섬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는 사실상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이사를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3년 이사를 맡은 이후 매년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대외비즈니스에 몰두했다. 지난해 보아오포럼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최고자들을 만나 활발한 교류 활동을 펼쳤다.

이 부회장은 이탈리아 자동차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 엑소르(Exor) 이사회에도 참석하기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엑소르는 4월 5일 이사회를 연다. 주요 안건은 2016년도 회계결산 승인이다.

이 부회장은 2012년 5월부터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출국금지 조치를 당해 지난해 11월 이사회에 불참한데 이어 이번에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엑소르의 피아트는 페라리,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다. 삼성이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파트너업체이기도 하다. 매년 7월초 미국에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서도 이 부회장 모습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미국 투자회사 앨런앤드컴퍼니가 주최하는 비공개행사로 정보기술(IT)와 미디어, 정계 등 각 분야 유명인사 300여명이 휴가를 겸해 참석한다. 지난해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잭 도시 트위터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회장, 제프 뷰케스 타임워너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와 미국 내 인맥을 넓히기 위해 15년째 참석했다. 선밸리컨퍼런스와 보아오포럼은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차원에서 직접 챙겼던 행사들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장기간 구속되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맥은 삼성의 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 주요 계열사의 굵직한 인수합병과 수주 등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위탁생산 경험이 전무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존슨앤존슨, 로슈 등으로부터 대규모 수주한 것은 이부회장이 직접 나서 계약을 성사시켰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으로 인해 관계가 단절됐던 애플에 반도체 납품물량을 다시 받아온 것도 이 부회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외국 주요 기업 CEO와의 교류가 끊기게 됐다”며 “새로운 사업 진출이나 신규 투자 등 차질이 점점 더 현실화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매주 수요일에 열던 사장단 회의를 2주동안 중단하기로 했다. 22일 예정됐던 사장단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고 다음 주 예정일인 3월 1일은 공휴일이어서 사장단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이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이 미래사업보다는 비상경영에 무게를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권도경 기자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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