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등 사드보복 노골화 -신화통신 “롯데는 불장난 말라” -화장품ㆍ면세업등 불안감 증폭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중국행 수출에 켜진 적신호가 꺼질 기미가 안보인다.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 정부 측이 불편한 심기를 계속 토로하면서 유통업계의 대중 수출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독일 뮌헨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해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우리나라 장관이 직접 중국에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한 건 처음이다. 윤 장관은 “보복 조치 철회는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보스포럼에서 밝힌 세계화와 보호주의 반대 기조 정책과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왕 부장은 사드 배치를 보류하라는 입장으로 맞섰다. 그러면서 왕 부장은 “사드 보복 조치는 정부가 한 게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그는 “중국민의 정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를 서두르지 말고 일단 보류하라”고 답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설상가상 중국 수출 장벽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19일(현지시간) “롯데가 한국 정부와 사드 부지로 선정된 성주골프장을 두고 토지교환 협상을 마무리하면 사드 배치 계획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그 결과 롯데는 중국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인은 중국 이익을 해치는 기업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는 사드 배치를 놓고 불장난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관영매체가 노골적으로 한국 기업을 특정해 비난한 것이다. 보도 이후 실제 롯데그룹주 종목이 줄줄이 하락하고 롯데그룹 내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에 암묵적이었던 유통업계 금한령이 본격적으로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21일 “최근 화장품 수출 위생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졌는데, 이를 두고 사드 영향이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만 있었다”며 “중국 정부나 관영매체들의 발언들이 확정적으로 강해지고 있어 앞으로 정치적인 문제로 더욱 수출길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했다.
중국인 관광객만 바라보는 면세점 업계도 비상이다. 관세청이 사실상 관광객 증가를 예상하고 시내면세점 매장을 늘려 더욱 어려워질 거란 예측이다. 한 면세점 한 관계자는 “최근 급격히 늘어난 시내면세점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 운영이 더 어려워졌다”며 “당장 단체관광객 비중이 높은 신규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싼커 유치 경쟁이나 해외 사업 투자 등 다른 길로 아주 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